직원들의 금쪽같은 노하우, 지식재산으로 만들 수 없을까?
김 사장은 적극적으로 워크스마트 제도를 회사에 도입해보기로 했다. 비주얼플래닝을 시행하고 팀원 간 업무를 공유했다. 직원 간 중복되는 업무가 사라지니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업무가 끝나고 난 후에는 그것으로 끝이라는 점이다. 즉, 각자의 노하우가 쌓이지 않아 일 잘하는 직원이 퇴사하면 그 직원의 업무 노하우까지도 사라져버릴 지경이다. 직원들의 지식과 아이디어까지 한곳에 모두 모아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앞서 워크스마트의 첫째 관문인 ‘공간(Space)’과 둘째 관문인 ‘방법(Method)’을 알아봤다. 지금부터는 ‘논의(Acquire)’, 즉 구성원들 간에 지식과 아이디어를 모아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회사에는 분명 특화된 기술이나 업무 노하우를 보유한 직원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노하우를 후배 직원들에게 전수하지 않고 퇴사하면 양질의 지식은 영영 사라진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굉장한 타격일 수 있다. 지식경영의 대가인 일본 노나카 이쿠지로는 다음과 같이 내부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지식이 경쟁력인 지식사회기 때문에 기업은 직원들 머릿속의 잠자는 지식을 꺼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식은 크게 암묵지(暗默知)와 형식지(形式知)로 나뉜다. 암묵지란 업무 센스, 아이디어 등 눈에 보이게끔 구체화하지 않아 공유하기 어려운 지식이다. 반면에 형식지란 이미 눈에 보이게 정리된 지식의 형태다. 이 중 직원들의 머릿속에 잠자고 있는 지식이 바로 암묵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암묵지를 눈에 보이는 형식지로 바꿔야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직원들의 머릿속에 있는 암묵지를 형식지로 바꾸려면, 지식을 담을 수 있는 ‘틀’부터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칠판에 아이디어가 생겨날 때마다 메모하도록 하고, 담당자를 지정해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IT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지식 업로드 게시판을 만들고, 직원들이 지식과 업무 노하우를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중공업은 사이트를 만들어 직원들이 지식과 업무 노하우를 업로드하고 누구라도 그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틀만 만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식을 올릴까? 업무에 지친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가 지식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지식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 물질적 보상이 있으면 직원들은 움직이게 마련이다.
코웨이는 조금 색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이 ‘상상오션’이라는 아이디어 제안 사이트에 지식을 올리면 100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 새우 한 마리를 받게 된다. 새우는 바로 현금 전환이 가능하다. 그리고 1만마리를 모으면 돌고래로 교환할 수 있는데, 돌고래를 잡으면 해외연수를 보내준다. 이런 획기적 보상이 따르니 직원들은 열심히 참여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 사람들이 붐비는 이유는 투자한 금액 이상을 벌 수 있다는 호기심과 재미 때문이다. 미국의 IT서비스 회사인 라이트솔루션스는 직원들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꺼내기 위해 이 주식시장 개념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온라인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전 직원에게는 1만달러라는 가상의 돈을 줘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투자하게 했고, 경영진은 주가가 꾸준히 높은 톱 20위 아이디어를 선정해 실행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참여는 폭발적이었다. 라이트솔루션스가 아이디어 주식시장을 도입했던 첫해에 발굴한 사업 아이템만 무려 44개에 달했다. 이 아이디어들은 그해 라이트솔루션스의 신제품 개발에 반영됐으며,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재미로 촉발된 직원들의 참여가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 알 수 있는 사례다. 인센티브에 그치지 말고 재미까지 더해지면 직원들의 참여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직원들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모아 활용하고 싶다면, 보이지 않는 지식(암묵지)을 보이는 지식(형식지)으로 바꾸는 세 가지 방법을 꼭 기억하자. 우선 지식을 담을 수 있는 틀부터 만들라. 그리고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식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라. 여기에 라이트솔루션스처럼 아이디어 주식시장 같은 재미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직원들의 지식이 회사의 지식재산으로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것이다.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