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뮤직서버가 세계 오디오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음질에 민감한 일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면서, 현지 대형 오디오 전문 유통체인을 통해 일본 프리미엄 오디오 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11일 외신과 일본 업계에 따르면 현지 오디오 전문유통체인인 에미라이(브랜드명 ‘em’)는 이번 주부터 한국 티브이로직(대표 이경국)의 뮤직서버 ‘오렌더(Aurender) X100L’(사진) 판매에 들어갔다. 에미라이는 일본 오디오 유통 거대사업자로, X100L의 판매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일본에 들어가는 제품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며 가격은 47만 2500엔(약 450만원)에 책정됐다.
에미라이의 X100L 유통은 제품에 대한 품질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티브이로직은 올해 초 제품 출시이래 전문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호평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급모델 W20과의 병행 마케팅이 티브이로직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 각인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곽동욱 티브이로직 스마트오디오부문 부장은 “명품으로 인정받은 공방 제품만 취급하는 도쿄 아키하바라 ‘다이내믹 오디오’의 프리미엄 매장에 디지털 기기로는 최초로 입점했다”며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의 호평이 음질에 민감한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하이파이(HiFi)만 취급하는 대리점에서 일부 전문가 층을 시작으로 호평이 이어진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 업계의 IT 역량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CD 6000~7000장 분량의 음원을 저장해 관리·재생할 수 있는데다 최고음질 음원으로 일컬어지는 녹음 스튜디오의 마스터 음반 음질(MQS)과 DSD(Direct Stream Digital) 포맷 재생도 가능토록 해 기술 경쟁력을 높였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과 블루투스 연동도 할 수 있어 시대 변화에 대응했다는 평가다. 전면부에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조작부를 탑재해 디자인과 편의성도 잡았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티브이로직은 사업영역을 방송제작용 모니터뿐만 아니라 오디오로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30개국에 오디오 제품이 진출했으며 X100L의 경우 프랑스 유력 오디오 전문지 하우트 피델리티(Haute Fidelity)가 수여하는 베스트 바이(Best Buy)상을 받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현재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유럽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올해 3분기 첫 매출이 발생해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곽동욱 부장은 “품질과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면이 ‘한국형 오디오’의 경쟁력을 증명한 것 같다”며 “DAC·앰프 X725를 결합한 신제품 X Pac 등으로 일본 시장을 지속 공략할 것”이라 소개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