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널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이를 수주하기 위한 국내 장비업체 간 치열한 각축전이 시작됐다. 국내에선 OLED 신규 투자가 가뭄에 콩 나듯이 일어나지만 중국은 올해를 포함해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이 시장에 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CSOT, 트룰리 등이 AM OLED 장비 신규 투자에 잇달아 나섰다. 이들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이어 고부가가치 패널 생산기술 확보로 OLED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트룰리가 최근 청두 지역에 건설 중인 4.5세대 OLED 신규공장에 쓰일 증착장비를 발주했다. 이번 투자는 1단계 초기 투자로, 월 최대 1만5000장(원판 기준) 규모의 OLED 기판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비 업체 중에서는 에스에프에이, 에스엔유프리시젼, 선익시스템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엔유프리시젼이 이미 비즈녹스, BOE 등 대면적 AM OLED 양산용 증착 장비 납품 실적이 있는 관계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머지 업체도 시제품으로 중국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CSOT도 우한 지역에 건설 중인 6세대 OLED 신규 공장의 장비 도입을 시작했다. 지난달 31일에 최초입찰 등록에 나선 데 이어 이달 초 두 개 장비를 추가로 더 요청했다. 이온주입기, 노광기로 알려졌다. 장비 발주가 시작되면서 이달 중으로 증착기 등 핵심 장비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SOT 역시 이번 투자가 1단계다. 월 1만8000장 규모로 향후 3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티안마도 현재 가동 중인 5.5세대 OLED 공장에 대한 보완투자를 올 연말 진행하고 BOE도 B6 공장의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국내 업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OLED 장비 업체들이 중국 시장 확보에 안간힘을 쏟는데는 이들 업체가 올해에 이어 내년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1단계 투자 시에 장비가 선택되면 2, 3단계 증설 투자 시에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대부분의 투자가 중국에 집중될 예정이라 장기적인 전략으로 이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단순 장비 납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와 기술 협력 등으로 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요 패널 업체들의 연말 OLED 투자 동향>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