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유통망 리베이트 인상 경쟁이 원인
지난 31일 정식 출시된 아이폰6가 이틀 만에 이동통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 ‘첫 대란’ 주인공이 됐다. 통신 3사의 유통망 리베이트 인상 경쟁이 대란의 원인이다.
지난 1일 서울시내 일부 대리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고가 79만9800원인 아이폰6 16GB 모델을 현금 완납 10만원, 할부원금 17만원, 페이백 44만원 등에 판매됐다. 이에 따라 단말기 가격이 10만원~2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아이폰6 대란’이 발생했다. 일부 대리점은 문자와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 공지로 1일 오후부터 대란 소식을 알렸고 일부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좌표(대리점 위치)’를 공유하며 대란이 확산됐다. 아이폰6 대란에 참여한 일부 대리점 앞에는 2일 새벽까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수백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2일 오후 현재 일부 대리점이 페이백 위주로 아이폰6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규모와 숫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대란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이번 아이폰6 대란은 통신사가 일선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크게 확대하며 발생했다.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가 1일 오후 6시 75만원까지 치솟으며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보조금도 크게 올랐다. 단통법 시행 후 눈치를 보던 통신사들이 아이폰6 정식 출시 후 첫 주말에 맞춰 바쁘게 움직였다. 미래부 조치로 주말 영업을 자제해 왔던 통신 3사지만 아이폰6 출시로 고객 쟁탈전에 나서며 주말 영업을 재개했다.
통신 3사는 서로 상대가 먼저 리베이트 상향을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경쟁사가 먼저 대리점 리베이트를 올려 어쩔 수 없이 리베이트 지급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과 주말 신규가입과 기기변경에 대한 주말 정책을 가지고 나올 것으로 예고돼 기존 아이폰 고객이 없는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으로 영업을 준비했다”며 “아이폰 고객이 LG유플러스로 이동하는 것에 위기를 느낀 경쟁사가 리베이트를 대폭 올렸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금요일 저녁에 일선 대리점에 리베이트 상향을 예고하며 아이폰6 대란을 촉발한 건 LG유플러스”라며 “경쟁사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 3사의 기습적인 유통망 리베이트 인상이 또 다시 ‘대란’으로 이어지면서 아이폰6 예약판매에 참여한 많은 소비자가 다시 ‘호갱’으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오후 3시 통신 3사 관계자를 긴급 호출해 강력 경고했다. 과태료 또는 과징금 부과 여부 판단을 위한 현장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후 처음 발생한 이번 대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통신 3사 관계자에게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