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 있는 호서대 정문을 지나 중앙도서관쪽으로 1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큰 바위가 있다. 바위에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큼직한 글이 새겨져 있다. 벤처로 유명한 호서대를 상징하는 문구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1411/620888_20141102162656_747_0001.jpg)
벤처 대명사로 자리잡은 호서대는 1978년 천원공업전문대에서 출발했다. 2년 뒤인 1980년 12월 호서대로 개명한 후 이듬해 3월 처음으로 호서대라는 이름으로 신입생을 맞았다. 종합대학 인가는 1988년 10월 이루어졌다.
최근 집무실에서 만난 강일구 호서대 총장은 “우리는 길을 찾아가는 대학이 아니다. 길을 만들어 가는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호서대의 벤처 정신은 남들이 안가는 길을 간다는 것이다.
호서대 설립자(강석규 명예총장)의 아들인 강 총장은 유명한 물리학자인 정근모 총장에 이어 지난 2004년 3월 제5대 총장이 됐다. 충남 논산 출신인 그는 33살에 미국 유학을 떠나 15년간 갖은 고생을 하며 미국에서 신학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그 자신이 벤처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는 “학생들에게 늘 편안한 길보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며 “꿈이 없는 자는 오지 말라, 또 끝내 해보겠다는 의욕이 없는 자도 오지 말라,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를 믿는 자 만 오라는 게 우리 학교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강 총장은 “우리 대학 설립 이념은 기독교 정신과 벤처정신”이라며 “우리 대학의 벤처는 단순히 창업이 아니다. 이를 넘어 창의와 혁신, 또 불굴의 도전으로 앞서 난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1회 입학생인 그는 20대에 고장 난 라디오를 척척 수리할 줄 아는 ‘땜장이’였으며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아마추어무선사(HAM)로도 활동했다고 젊은 시절을 소개했다.
호서대는 벤처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1995년 전국 최초로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벤처전문대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대학 내 신기술창업집적지역도 호서대가 처음이다.
현재 호서대는 대학에 16개 학부와 27개 학과, 41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1만3161명이다. 대학원은 8개 대학원에 석사 80개 학과, 박사 50개 학과를 두고 있다.
강 총장은 “벤처 선도대학으로서 이제 최초보다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이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서대는 최근 10년간 정부가 지원하는 대형 국책사업에도 잇달아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대표적인 것이 2004년에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과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에 동시에 선정된 것이다.
2009년에는 전국 사립대학 중 유일하게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 양성사업과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에 동시에 뽑혔다. 각 대학이 사활을 걸고 있는 취업률에서도 호서대는 올해 나 그룹 대학 중 충남북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세계화에도 적극 나서 중국과 이스라엘 등 세계 15개교와 국제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손꼽히는 크루셜텍도 2001년 호서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시작했다.
강 총장은 “제2, 제3의 크루셜텍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으로 기업이 찾아오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의 산학협력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호서대는 글로벌 창업전공, 글로벌창업대학원, 창업 친화적 학제 개편 등 국내 최대 규모 창업 교육 인프라를 자랑한다.
특성화 분야 발굴과 육성을 체계적으로 진행, 가시적 열매도 속속 맺고 있다. 감염성 질환 연구에서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정부와 함께 피부감염증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세계 3대 디자인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Red Dot)’ 패키지 디자인 경쟁부분에서 올해 최고 디자이너에게 주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받았다.
강 총장은 “오는 2030년까지 최소 3~5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 2030’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며 “특성화 분야 발굴과 육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