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소재업체나 선진국들의 눈이 탄소소재에 쏠려 있다. 탄소소재는 철·알루미늄 등보다 물리·화학적 물성이 우수해 기존 소재를 대체하거나 신소재로 주로 쓰인다. 국가 간 수입제한 품목이라 이미 기술 우위를 가진 국가들은 기술장벽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협력도 피하고 있다.

◇소재산업 약하다지만 탄소소재는 가능성 커
소재산업은 제조업계에서 ‘알짜 산업’이라 불린다. 첨단제품을 내놓기 위해선 이에 걸맞는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완성품업체들은 글로벌업체로 성장한 반면에 국내 소재 시장은 여전히 소재 강국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소재부품 무역수지는 총 909억달러 흑자였으나 대일 무역에선 소재가 119억달러, 부품이 203억달러로 적자였다.
탄소소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기준 수입된 탄소소재만 7억3000만달러 규모다. 전체 수입의 57.7%를 차지했다. 같은 해 고부가 탄소섬유는 전량, 흑연은 92.5%, 활성탄은 78.4%를 외국에서 들여왔다.
기술력은 어떨까. 국내 탄소소재 기술력은 그래핀·탄소나노튜브(CNT)를 제외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보다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학회에 따르면 국내 탄소소재 기술은 최고 100점 기준 그래핀(100점), CNT(90점), 카본블랙(80점), 활성탄소(70점), 탄소섬유(60점), 인조흑연(30점) 순이다.
특히 인조흑연·탄소섬유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재는 기술격차가 크다. 일본은 두 소재 모두 100점, 미국과 독일은 각각 95, 90점을 받았다. 중국도 탄소섬유 70점, 인조흑연 60점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인조흑연은 긴 수명을 무기로 전기차의 이차전지 음극재에 쓰이고, 탄소섬유는 경량·고강도를 강점으로 전기차 차체에 주로 적용된다.
◇‘선택과 집중’ 특허 전략으로 탄소소재 강국 나서야
이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워 특허를 선점, 미래 시대에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술력으로 우위에 있는 그래핀과 CNT는 제조방법, 응용분야에 대한 기술 전반을 선점하는 공격적 특허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아직 상용화에 대한 원천 기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원천·개량 기술 특허를 획득해 향후 특허분쟁 소지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재업체 도레이가 좋은 예다. 도레이는 특허 개발 및 출원, 등록의 장려는 물론이고 해외 R&D 거점, 개발도상국에서의 특허 전략도 공격적으로 구축했다. 철저한 선행기술 조사와 대책을 수립해 신기술은 물론이고 주변기술까지 특허에 포함시켜 특허를 선점했다. 탄소섬유·인조흑연 등은 원천기술을 개량한 신기술을 확보하거나 회피하는 방어 전략이 요구된다. 응용 특허를 노리라는 조언이다.
여기에 주요 수요업체인 국내 대기업도 국내 소재업체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로 독자적 기술력을 갖춰야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소재업체들도 소재기술을 영업비밀로 여기고 특허출원을 꺼릴 게 아니라 특허출원을 통해 기반 기술을 선점, 생산 노하우를 축적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내 탄소소재산업은 수요기업이 탄탄히 뒷받침돼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타 소재보다 높다”며 “소재기술과 함께 특허 경쟁력도 확보하면 글로벌 소재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별 탄소소재 기술 수준 비교(최고기술=100)>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