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특성화대학 공동 기술지주회사인 미래과학기술지주의 1호 출자 기업이 등장했다. 필름 형태로 전자부품을 접합하는 기술을 보유한 크레셈이라는 회사다. 미래과학기술지주는 이를 시작으로 2, 3호 기업도 잇따라 만들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공동으로 140억 원이나 출자한 기술지주회사의 본격적인 행보라서 기존 다른 대학 기술지주회사보다 기대가 크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연구 성과와 특허 기술을 사업화해 학생 창업을 돕든 영리법인이다. 30여개 대학이 이 기술지주회사를 운영한다. 그러나 자회사 배출은 평균 5개 안팎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명색이 지주회사임에도 운영자금이 거의 없는 데다 관련 규제는 많아 대학마다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이와 비교하면 미래과학기술지주는 거의 천국 수준이다.
정부는 창조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대학생 창업을 독려한다. 창업선도대학을 중심으로 내년 예산도 파격적으로 늘렸다. 이 지원이 정작 대학생 창업 선봉에 선 대학 기술지주회사만 외면한다. 기술지주회사가 엄연히 영리법인이어서 정부가 직접 지원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다행히 대학 기술지주회사를 옥죈 규제를 조금씩 푸는 움직임이 있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의무 출자비율을 낮추고 기술을 개발한 대학교수에게 자회사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다. 하지만 자회사 육성에 필요한 정부 지원은 전혀 없다. 정부로부터 받는 대학생 창업 관련 각종 지원금을 대학이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집행할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 주 대학 기술지주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한다. 현실을 공유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다. 분명한 것은 기술지주회사 역할이 없는 학생 창업 정책은 정부 지원금을 ‘눈먼 돈’으로 만들고 단순히 창업자 숫자만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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