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반쪽뿐인 한국 반도체 산업…잠식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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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 지원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업계는 중국과 미국·대만 등 기존 강자 사이에서 넛크래커 신세가 될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대형 종합반도체업체(IDM)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경쟁력 격차가 크다.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업계는 지난 2000년대 초반 MP3 등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과 함께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대세로 자리 잡고 기술력이 대기업 위주로 집중되면서 업계가 침체됐다.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최근에는 중국·대만 등 신흥 시장으로 나섰지만 그마저도 고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뒤따라만 오던 중국 업체들의 실력이 최근에는 우리와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픽셀플러스(대표 이서규)는 CCTV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가 주력이다. 고가의 전하결합소자(CCD) 센서를 상보성금속산화(CMOS) 이미지센서(CIS)와 이미지 프로세서를 통합한 원 칩으로 대체해 시장 강자가 됐다. 하지만 BYD·소니 등 기존 경쟁사들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나서면서 단가 인하 싸움에 시달리고 있다.

영상신호처리(ISP) 솔루션 전문 업체 넥스트칩(대표 김경수)은 중국 하이실리콘과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에 들어가는 칩셋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 이 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업체는 2곳이었으나 지금은 넥스트칩만 남았다. 최근에는 현지 주요 완성품 업체가 칩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져 고전 중이다.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은 매물로 나왔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 중 하나가 중국 파운드리 SMIC다. 업계 전문가는 “SMIC는 동부하이텍의 아날로그 반도체 공정으로 기술력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혁재 PD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지원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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