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시장에 진출했던 IT서비스기업이 모두 해당 시장에서 철수했다. 구글 등 특정 업체가 디지털 콘텐츠 유통시장을 장악,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원인이다. 동일한 디지털 콘텐츠가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표준화가 안 된 것도 문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을 추진한 LG CNS, 신세계I&C가 관련 사업을 철수한다. 헬스케어 영역의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진행한 코오롱베니트도 결국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 2010년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스마트 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IT서비스기업이 대거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뛰어 들었다.
대표적인 IT서비스기업은 LG CNS다. LG CNS는 교육 콘텐츠 업체인 두산동아와 에듀박스 등과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강화했다. 그러나 성과 없이 몇 년 후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시장에서 철수했다.
신세계I&C도 올해 전자책 콘텐츠 유통사업 서비스인 ‘오도독’ 중단을 선언했다. 오도독 서비스는 2011년 막대한 연구개발을 투입, 개발한 신세계I&C의 신규 사업 중 하나다. 당시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다루는 유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스마트 기기 기반으로 어린이 그림책 등을 제작·유통하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진행한 대교CNS도 수익악화를 겪고 있다. 헬스케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병원과 산후조리원 등에 공급했던 코오롱베니트도 관련 사업인 ‘해빛’을 철수했다.
IT서비스기업이 잇따라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을 철수한 것은 비정상적인 유통 구조 때문이다. 국내 디지털 콘텐츠 유통 구조는 대부분 구글이 독점하고 있다. IT서비스기업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 유통한다 하더라도 판매가 원활하지 못한 이유다.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을 특정 업체가 독점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판매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플랫폼 업체가 수익의 30%를 가져가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LG CNS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보다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환했다.
스마트기기별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수익 한계 요인이다. 또 다른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기기별로 콘텐츠 표준이 제각각이어서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 판매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IT서비스기업의 디지털 콘텐츠 사업 추진현황
자료:업계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