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창업 교육에 민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보듬는다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의 산실로 불리는 스탠퍼드대학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와 함께 이번 학기부터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How to Start a Startup)’이라는 2학점짜리 정규과목을 편성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클라우드서비스 드롭박스 등을 배출한 와이컴비네이터의 실전적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을 대학 창업교육에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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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는 2014년 2학기부터 프라이머 엔턴십 프로그램을 접목한 정규과목 `창업실습`(K엔턴십)을 개설했다. 한 수강생이 팀빌딩을 위해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도 이 같은 민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대학 창업교육의 접목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창업과 사업화를 목표로 설계된 프로그램과 대학 수업의 접목으로, 이론적 수준에서 머물던 대학 수업을 탈피해 보다 실질적인 대학 창업교육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민대학교는 9월 시작된 새 학기에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엔턴십 프로그램을 접목한 3학점짜리 정규과목 ‘창업실습(K엔턴십)’을 개설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와 김도현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창업지원단장)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개설된 이 강좌는 50명의 수강생이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15개의 팀까지 구성했다. 국민대 재학생뿐 아니라 창업에 관심 있는 졸업생, 타 대학 학생에게도 수업을 개방해 시작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수강신청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강의는 프라이머가 개발한 온라인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 ‘스타트업 랩’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사업 기획부터 팀 구성, 사업계획서, 모의투자까지 창업 단계별로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며 실제 창업에 도전한다. 학업과 사업 등 시간에 쫓기는 학생 창업자들의 여건을 고려해 오프라인 과정은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병행한다.

김도현 교수는 “사실 대학 입장에서도 외부의 교과과정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며 “창업은 이론뿐 아니라 실제 창업이 진행되는 프로세스와 투자유치 노하우 등 경험자 및 전문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권 대표와 함께 이번 과목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도 최근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창업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대학 내 창업·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창업 생태계와 대학 간 네트워크 구축, 각종 창업 관련 행사 공동개최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협약의 일환으로 재단과 한양대는 정규과목으로 ‘비즈니스모델 혁신사례 분석’ 수업을 이번 학기부터 개설했다. 국내외 유수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분석하고 핵심 비즈니스모델을 탐구해 글로벌 창업 역량 향상에 중점을 둔 수업이다. 수강생 중 창업 도전자에게 멘토링 및 기업설명(IR) 기회 제공 등 지원도 연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학과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협력은 보다 창업 친화적인 대학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창업강좌가 지난해 1051개에서 올해 2561개로 증가하는 등 창업에 대한 대학의 관심은 늘었지만 일각에선 창업 경험이나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수들 중심으로 진행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한 대학생 창업자는 “대학을 다니며 창업 수업을 들었지만 대부분 과정이 이론과 기존 경영학 중심으로 이뤄져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웠다”며 “창업 지원에 노하우를 가진 민간 창업지원기관과 대학 수업이 접목되면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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