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전사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저장장치(ESS)’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 육성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부품(VC) 부문에 이어 ESS 사업 부문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LG는 LG화학(배터리)·LG유플러스(PCS)·LG CNS(엔지니어링)에 이어 ESS 관련한 전체 포토폴리오를 구축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신설된 ESS사업은 담당 총괄로 전무급을 임명했으며 연구·개발 2개 팀을 포함해 기획·품질 관리 4개 팀으로 구성했다. 중전기기 사업부까지 70여명으로 출발하며 VC사업 부문과 함께 LG전자 인천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LG전자는 가전기기와 연동하는 가정용 소형 제품에서 전력망과 연계되는 초대형 ESS 제품까지 전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통신 기능을 탑재한 조명·가전기기과 연계한 가정·빌딩 에너지관리 운영체계인 ‘스마트홈’ 영역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ESS 핵심인 LG화학 배터리와 함께 PCS기술까지 확보해 완제품 개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LG의 ESS 사업 결정은 해당 분야에서 뚜렷한 글로벌 강자가 없는데다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먹거리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ESS는 단순하게 전기를 저장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수준에서 신재생, IT와 융합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정용에서 중대형은 물론이고 전력 계통 주파수조정(FR)용·산업용·신재생 등 사업 모델만 1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 국가 전력계통과 연동하는 변전소나 발전소에도 ESS가 적극 활용되면서 고정밀 대형 설비로 발전하는 추세다.
LG그룹에서도 이미 ESS 완제품을 제외한 주요 핵심 사업을 진행해 왔다. 부품업체인 LG화학·LG유플러스를 포함해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로 신규 시장을 개척 중인 LG CNS에 LG서브원은 최근 ‘태양광+ESS’ 융합 시장에 진출했다. LG상사도 올해 초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ESS 조달 시장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기반의 가정용 제품에서 국가 전력망이나 발전소·변전소와 연계하는 초대형 ESS 제품 경쟁력까지 갖춘다는 계획이다. 심야의 값싼 전기를 저장했다 낮 시간이나 피크 때 에어컨·세탁기 등을 작동하는 가정용 ESS를 포함해 LED 등 조명시스템과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과 연계한 ‘스마트홈’이나 ‘스마트빌딩’ 영역까지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전력망이 닿지 않은 도서지역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와 전력계통 주파수조정(FR)용·산업용·신재생 사업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그룹 내 ESS 관련 사업도 일원화 되면서 보다 강력한 시장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LG그룹 ESS 관련 사업 현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