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강제 셧다운제의 정책 실효성이 낮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강제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낮은 만큼 민관 자율규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부의장 현정택)와 산업연구원(원장 김도훈)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문화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방안’ 공동 세미나를 연다.
행사에서 게임 산업 정책 부문을 맡은 박문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 중인 온라인게임 강제 셧다운제가 주중·주말에 관계없이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셧다운제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16세 미만 이용자의 주중 평균 게임사용시간은 약 17~18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평균 이용시간은 약 16~20분 감소했으나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라고 박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강제 셧다운제는 게임 과몰입 완화와 게임 이용시간 감소가 정책 목표지만 주중·주말에 관계없이 게임 이용시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 “하루 총 게임 이용 가능시간이 24시간에서 18시간으로 25% 줄었지만 실제 게임 사용시간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은 게임 과몰입을 완화시키려는 정책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청소년 수면권 확보 관점에서는 일정 효과가 있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제도 시행 후에도 총 게임 이용시간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심야시간에 게임을 했던 청소년들이 심야시간 이외의 시간대로 옮겨갔음을 의미한다”며 “주요 게임 이용시간대가 이른 저녁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은 규제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정책은 과감하게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연구 결과 게임 규제 실효성의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고 실효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 기업,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자율 규제로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의 경우 자율 규제로 전환하면서 게임 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게임 산업을 육성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자율 규제는 정부 규제로 인해 생긴 여러 부작용을 완화시켜 게임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제 셧다운제 시행 전후 16세 미만 청소년 게임이용시간 변화 (자료: 산업연구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