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메탈메시 터치센서 양산 앞둔 금호전기 광주공장을 가보니

“여름 휴가 기간인데도 직원들이 다 출근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후공정 설비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죠. 준공을 마치고 대량 양산체제를 갖추기만을 기다리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자식 같은 제품’을 만날 날이 가까워지면서 휴가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죠.”

Photo Image
광주 터치센서 생산공장에서 우상수 금호전기 터치센서사업담당 상무가 노광기 앞에서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 위치한 금호전기의 공장을 찾았다. 이 곳은 금호전기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심장부로, 총 4만9162㎡(약1만5000평) 부지 규모다. 정문에 들어서면 기술연구소와 함께 커다란 공장 두 개가 있다. 하나는 계열사인 금호HT의 차량용 발광다이오드(LED) 모듈 생산공장이고 또 하나는 최근 리모델링해 만든 터치센서 생산라인이다.

금호전기는 최근 신규 사업으로 메탈메시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에 뛰어들었다. 10인치 이상 대형 TSP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올 초 시생산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현재 대규모 생산 라인을 만들고 있다. 23인치 기준 월 10만세트(20만장) 규모다.

공장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했다. 우상수 금호전기 상무는 “전체 공정이 클린룸으로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청정도가 ‘클래스(class) 100’ 수준”이라며 “특히 내부 설비에는 ‘울트라 클린 벤치’ 등을 포함해 여러 특수 기능을 통해 ‘미세먼지 제로’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클래스 100은 1평방피트 내에 0.5㎛의 먼지 개수가 100개 이하라는 의미다.

금호전기는 국내 최초로 메탈메시 TSP를 롤투롤 포토 리소그래피 공법으로 라인을 구축했다. 첫 제조 공정 과정인 PR 코팅룸에 들어서자마자 장비의 규모와 정교함에 압도됐다. 금호전기는 600㎜의 대형 광폭 소재를 적용했다. 소재 길이도 600미터가 넘는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500미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핵심 장비인 노광기도 기존 호라이즌(수평) 방식이 아닌 버티컬(수직) 방식을 채택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호라이즌 방식은 미세 먼지의 낙하로 상부에 먼지가 쌓일 뿐만 아니라 마스크의 하중으로 휘는 현상이 발생해 제품 불량률이 높다.

금호전기는 포토 리소그래피 방식을 적용해 3㎛ 수준의 선폭으로 미세 공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쟁 업체는 7㎛ 수준이다.

금호전기의 공장을 둘러본 뒤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대부분의 공장엔 설비마다 업체들의 로고가 붙여져 있다. 하지만 이 공장엔 브랜드를 나타내는 표시가 전혀 없다.

우 상무는 “최초로 시도하는 게 많다보니 설비도 기존 것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며 “대부분 자체 개발하거나 설비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승인 없이는 설비업체가 다른 곳에 판매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호전기 공장은 후공정 처리 작업에 쓰일 장비와 테스트 장비를 구축 중이다. 다음달 생산 라인의 정상 가동 여부와 품질 상태 등을 최종 점검한 후 10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투자 금액은 200억원 수준이다.

금호전기는 오는 2015년부터 터치센서 사업으로 연간 5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터치 모듈 사업으로 확장해 TSP 수직 계열화 구축을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