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KB금융 임직원에 대한 징계여부를 논의한다. 관련 안건을 상정한 지 두 달이나 됐고, 이번 회의가 무려 여섯 번째다.
‘대상자가 많아 소명을 듣는데 시간이 걸린다’ ‘심사위원 간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라는 이유를 반복하기에 시간이 너무 지났다. 당장에라도 큰 엄벌을 내릴 듯 호통을 치던 두달여 전 모습과 비교하면 옹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이해는 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이 내홍사태로 번진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건으로 기술적 검토도 있어야 한다. 지주 회장과 계열사 사장 간 경영권 힘겨루기로 비화되면서 자칫 누구 편들어주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감사원·공정거래위원회까지 엮인 만큼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결론을 지리하게 미루는 것은 무소불위의 규제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할 처사는 아니다. 금융권에는 ‘무능 감사’ ‘엄포 감사’라는 비판이 돌고 있다.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권한만 내세워 으름장만 놓고 실제 제재 근거를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심의위원들이 여러 군데서 로비를 받아 고민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도는 지경이다.
제재 결정이 늦어지면서 KB금융 계열사들은 사실 업무가 마비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여타 계열사의 인사가 늦어지고 주요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홍 때문에 임직원들은 복지부동 자세다. 지주회장 편을 들 수도, 국민은행장 편을 들 수도 없다. 노조는 아예 두 사람 모두 회사를 위해 사퇴해야한다고 성명을 낼 정도다.
금감원은 이제 어떠한 결론이든 내야한다. 설득력 있는 근거도 제시해야 한다. 조사·검사·제재 권한은 물론, 최고경영자(CEO) 해임과 동종업종 이직 금지까지 명령할 수 있는 규제권을 가진 만큼 책임감 있는 결론을 내야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금감원이 존재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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