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국정감사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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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는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다.

매년 9월 정기국회에서 한차례에 몰아 진행됐던 국감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당초 6월과 9월에 분리시행하기로 했으나, 6·4 지방선거 일정 등 이유로 8월과 10월로 늦춰졌다.

아직 여름 휴가철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이달 말로 날짜가 잡힌 관가에서는 국감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달 기관장이 바뀐 관세청과 조달청은 대다수 공무원들이 휴가도 미룬 채 곧 있을 국감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국감은 정부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한 해 동안 추진한 각종 정책과 사업을 감독하고 살피는 자리인 만큼 긴장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정부 정책이라고 해서 긍정적인 평가만 받을 수는 없다. 취지는 좋아도 추진 과정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국감을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공무원에게도 고충은 있다. 일부 의원의 과도한 자료 요구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해 모 기관은 국감을 앞둔 한 달간 기관장에게 보고한 문건 전체를 제출하라는 주문에 날을 꼬박 세웠다. 한 사람도 아닌 많은 의원이 공통적으로 요구한 자료였다. 뭘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결국 그해 국감에서 이 자료를 활용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자료의 활용도로만 본다면 행정력만 낭비한 셈이다.

올해도 이 같은 일이 재현되지 말란 법이 없다. 국감장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의원끼리 주고받는 ‘존경하는 00의원님’이라는 낯부끄러운 존칭도 제 값을 하려 한다면 공부부터 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나 자료 없이 윽박만 지르며 공무원을 추궁하는 식의 감사는 국민도 식상하고, 국정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선미 전국취재팀 부장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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