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상저하고 패턴 사라진다...시장 불확실성 대비해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대형 LCD패널 출하량 추이(단위:만대)

연중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뚜렷했던 디스플레이 시장 주기가 깨지는 추세다.

예년이라면 상반기 부진한 뒤 8월 본격적으로 실적 상승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시장은 하반기 성장 동력을 잃은 상태다. 오히려 지난 상반기에는 재고 부족으로 가격 상승, 월드컵 특수 등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산업을 견인했던 모바일 시장도 올해 들어서는 정체되고 있다.

전방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디스플레이 시장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예년과 달리 이달 들어 디스플레이 기업의 출하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통상 디스플레이 시장은 1분기 최저점을 찍은 후 매출이 점점 늘어 4분기에 최고점을 기록하는 구조다. 10년 넘게 이 패턴이 반복됐다. 상저하고의 계절적 현상이 나타난 것은 디스플레이 수요를 촉발시키는 대형 이벤트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IT기기 수요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이벤트로 TV 시장도 성수기 효과를 누렸다.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전략 스마트폰이 주로 하반기에 출시돼 하반기 수요를 늘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오히려 하반기 시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미 TV는 상반기 최고점을 찍었다고 할 만큼 많은 수요를 촉발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6% 성장한 1억349만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출하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큰 TV 시장인 중국만 해도 상반기에 최고점을 찍었다.

중국 TV 제조사의 패널 구매도 지난 3월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예년이면 8월 성수기로 접어들어야 하지만 노동절 수요와 월드컵 이벤트가 끝나면서 TV 제조사도 새로운 동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격 인상을 불러왔던 TV 제조사의 패널 재고 부족 현상도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수급은 평형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가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나 이미 성장세가 꺾인 탓에 반전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로 인해 소형 패널 가격은 오히려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가장 인기가 높은 5인치 풀HD LCD 패널은 올 초 대비 가격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격 역시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와 더불어 태블릿PC 패널 시장도 상반기를 지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 태블릿PC 패널 출하량은 3000만대가량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출하량이 1억5740만대로 작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하반기 출하량은 작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기업이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데이비드 셰 NPD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태블릿PC 패널 시장이 상반기에는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성장세가 꺾였다”며 “성숙된 시장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