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이 기존 결제전문업체(PG)와 카카오, 통신사 등이 정면 격돌하는 전쟁터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통신사들이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잇따라 간편 결제시장에 포문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에 통신사, 카카오 등 막강한 브랜드를 갖춘 기업이 진출하면서 전문업체들이 반발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SKT·KT도 진출 타진할 듯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통신사의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모바일 유저를 움직이는 직접적인 망을 보유하고 있고, 다년간 금융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한 ‘경험’, 스마트폰 유저 대상의 다양한 소액결제 노하우 등은 IT기업이 보유할 수 없는 인프라다.
이런 측면에서 LG유플러스의 간편결제 시장 진입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휴대폰 소액결제와 유심칩 기반의 모바일 카드사업에 매진했던 통신사가 모바일결제 시장 진입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 역시 간편결제와 전자지갑을 컨버전스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또 하나의 모바일결제 세력이 형성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융사-IT기업 연합도 급물살
금융사-IT기업 간 신연합체제에도 돌발 변수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해 연내 모든 신용카드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카카오페이와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다.
카카오가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 상용화를 이해 카드사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보안문제 등으로 인해 일부 카드사가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통신사가 금융사들과 연합진영을 먼저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와 LG CNS 등 막강한 화력의 협력 계열사와의 공조 여부에 따라 ‘LTE급 LG간편결제 진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 CNS는 ‘엠페이’를 통해 카카오 진영과도 손을 잡은 상황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제조사인 LG전자와 비즈니스 공조를 한다면 그야말로 LG는 SNS와 수억명의 계정을 보유한 카카오, 네이버, 알리페이와 경쟁할 수 있는 신무기를 장착한 셈이 된다. 여기에 독자 포인트와 멤버십서비스를 얹으면 ‘간편결제 서비스와 융합된 전자지갑(월렛)’,즉 LTE급 모바일결제 인프라가 완성된다.
◇관건은 금융사와 공조 여부
통신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진출은 국내 PG사나 금융권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로 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통신사의 막강한 인프라와 서비스를 융합해 페이팔, 페이스북, 알리페이 등 공룡 해외 IT기업과 플랫폼 경쟁에 나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통신사의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은 비금융권 플레이어의 적극적 시장 진입을 견제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는 있지만 금융사와의 공조체제 여부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