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은 게임을 만드는 겁니다. 다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자체가 기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1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의 아버지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가 올 연말 신작으로 돌아온다. 온라인게임도, FPS도 아닌 모바일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영웅’이 복귀작이다.

백 대표는 지난해 4월 모바일게임 개발사 썸에이지(Thumbage)를 설립했다. 게임하이에서 10년 이상 한솥밥을 먹은 식구들이 뭉쳤다. 이후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보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감을 익혔다. 지금은 공식 복귀작 ‘영웅’에 20여명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백 대표는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일요일 밤 출근 토요일 저녁 퇴근’을 즐길 정도로 게임 개발을 좋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게임하이가 넥슨에 인수된 직후 교통사고 등 건강 문제를 잇달아 겪으며 공백기를 지냈다. 건강 때문에 좋아하는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없었고 줄줄이 이어진 신작 개발 프로젝트에도 사실상 참여하지 못했다. 백 대표는 “당시 투병생활이 2년 정도 이어지면서 더 이상 회사에 폐를 끼치기 싫어 퇴사했다”며 “지금도 넷마블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크다”고 말했다.
휴식기를 가진 뒤 백 대표는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온라인·모바일게임이 개발 과정에서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모바일게임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캐주얼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면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영웅’은 하드코어 RPG로 태그매치 방식의 액션을 강조했다. 캐릭터에 장비를 입히는 대신 ‘룬’이라는 카드 시스템을 적용해 캐릭터 능력치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키울 수 있다.
왜 FPS가 아닌 액션RPG를 택했을까. 백 대표는 “썸에이지는 ‘데카론’ 등 여러 액션게임을 10년 이상 개발한 베테랑 팀”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한 것이며 언젠가 FPS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서든어택 이후 ‘메탈레이지’ 등 RPG를 다수 만들었지만 성적이 안 좋았기에 RPG로 복귀하는 부담이 있다”며 “퍼블리셔인 네시삼십삼분을 믿고 도전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썸에이지를 액션게임 전문 개발사로 키우고 싶다”며 “더 시원하고 강한, 더 빠른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