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7년 이하의 초·중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신규투자 비중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창업을 활성화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민간에서는 안정적 투자처만을 찾는 모양새다.
10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이뤄진 VC들의 창업 7년 이하 벤처투자금액 비중이 46.9%에 불과해 과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이하는 1639억원, 5~7년은 1487억원이었으며 전체 금액은 6658억원이었다.
이는 2006년 81.1%에 달하던 것과 비교한다면 큰 폭의 감소세다. 협회가 집계한 이후 이 비중이 과반 이하(금액 기준)로 줄어든 적은 없었다. 지난해는 52%선이었다.
초기 스타트업 단계인 창업 3년 이하 기업에 대한 VC 투자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1.4%이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25.3%로 쪼그라들었다.
투자를 유치한 벤처의 이익 지표도 악화됐다.
VC가 투자한 창업 3년 이하 초기 기업의 지난해 평균매출은 10억4200만원, 당기순이익은 -2억1500만원이었다.
올해(5월말 기준) 투자한 기업들의 지난해 평균매출은 12억7000만원, 당기순이익은 -2억5600만원이다. 지난해 투자기업보다 이익이 떨어진다. 42.1%는 매출이 전혀 없었으며 적자기업 비중도 78.5%에 달했다.
전체 초기기업의 32.7%를 차지하는 1년 이하 기업은 62.9%가 매출을 내지 못했으며 적자기업 비중도 85.7%에 달했다.
협회에 따르면 업종별 기업규모로는 ICT 제조 부문이 가장 높았으며, 이익 성과지표는 유통·서비스 부문이 가장 뛰어났다. 재무현황으로는 ICT제조 업종 당기순이익은 -8억5500만원, ICT서비스 업종 당기순이익은 -3억1700만원이었다. 문화콘텐츠는 투자대상의 특성상 기업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장치산업인 화학·소재 업종 수익이 낮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바이오 업종 투자가 늘면서 업력이 긴 업체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하반기에 금액이 큰 투자가 일어나면 비중이 바뀔 수 있어 연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1~5월 초기기업 업력별 매출액,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 /자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