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사실상 세 번째 LTE 대역을 확보하면서 통신사 속도 전쟁이 3라운드에 접어들 전망이다. 3밴드 CA는 세 개 주파수를 묶어(10㎒+10㎒+20㎒) 3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신기술이다. 퀄컴 등이 관련 칩을 하반기 상용화하면 늦어도 2015년 초에는 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3밴드 CA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2.6㎓ 20㎒ 폭 기지국을 전국 수준으로 구축하고 SK텔레콤은 5월 초부터 3G용으로 쓰던 2.1㎓ 대역 30㎒(2010년 3G 이상 용도로 할당) 중 10㎒ 폭을 LTE용으로 전환해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통 3사의 경쟁으로 우리나라는 LTE, LTE-A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계 최초로 3밴드 CA 전국망 구축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밴드 CA 기술을 놓고 치열하게 기술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SK텔레콤은 올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이 기술을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6월 상용망에서 세계 최초로 3밴드 CA 시연에 성공했다.
KT가 하반기 세 번째 LTE 주파수 기지국 구축에 들어가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최적화 작업 등을 통해 상용수준 3밴드 CA 기술을 확보하려면 굉장히 치밀한 망 운용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주파수를 얻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지국 숫자 등 통신 인프라를 주제로 한 신경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동일한 폭의 LTE 주파수를 가졌다고 해도 각 회사별로 운영하는 기지국 숫자는 차이가 난다.
망에 접속하는 가입자와 처리하는 데이터 트래픽 규모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지국 등 통신 인프라를 소재로 한 마케팅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은 이미 7월 한 차례 LTE 기지국 숫자 과장광고 논란을 겪은 바 있다.
3밴드 CA가 상용화되면 이통사들이 내놓는 서비스도 다양해진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초를 목표로 다수의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동영상 공유 등 ‘비디오 리크리에이션’을 기치로 LTE 메인 서비스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3밴드 CA 주파수를 받을 수 있는 단말기가 출시되면 가입자 유치전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올 연말에서 내년 초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등 새로운 제도가 이동통신 시장에 적용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밴드 CA는 기술진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통 3사 경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