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고지서 바꾸고 에너지 소비량 뚝"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한 아파트 단지. 이곳에 사는 주민이 받는 관리비 고지서는 다른 아파트에서 발행하는 것과 다르다. 고지서 맨 위에는 자신의 에너지 소비 현황이 그래프로 표시된다. 전력·수도 등 각종 에너지 사용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다. 자신의 전기 사용량을 단지 내 동일 면적 가구의 평균 소비량과 비교하고 세대와 공동전기료가 상세히 구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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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도 단지 내 동일면적 가구 평균 금액과 같이 표시된다. 뿐만 아니라 전기·온수·수도·난방 등 모든 에너지 사용량을 당월 및 전년 동기와 비교할 수 있다. 자신의 에너지 소비량이 다른 가구와 비교했을 때 많은지 적은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고지서다. 관리비 고지서에 에너지 소비 정보를 표기한 뒤 아파트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에너지절약형 고지서를 통해 에너지 소비가 많다고 느낀 가구가 자발적으로 절약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개선사업’에 참여했다. 산업부는 지난 2011년 1월 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에너지 소비현황을 쉽게 파악해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고지서 개선사업에 나섰다. 산업 부문 에너지절약 중심의 수요관리사업에 민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고지서를 바꾼다고 절약이 이뤄질까라는 의심이 눈초리도 있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올해 1월 한파로 전국 가정용 전력 사용량은 9.83%나 증가했지만 고지서 서비스를 시행한 시범단지의 전력 사용량은 5.26%나 감소했다. 2월에도 전국 전력 사용량이 1.20% 증가할 때 시범단지는 10.06%나 줄어드는 성과가 나타났다. 79만세대가 참여한 지난해에는 2012년 대비 3.80%포인트 전기를 절감했다. 이를 전국 850만 아파트 세대에 적용하면 연간 약 110만3959㎿h 절감할 수 있다. 이는 4인 가구 328만세대가 한 달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에너지절약형 고지서를 받는 가구는 전국 약 100만 세대. 산업부는 대상 가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2012년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등 아파트 관리비 관리, 고지서 발부 대행업체를 참여시키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섰다. 고지서 발부 서비스를 대행하는 최병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대표은 “대다수 일반 가정이 에너지 소비현황을 모르기 때문에 절약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에너지 소비현황을 남과 비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절약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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