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될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사업의 입찰 참여 주체인 배터리 업체와 중공업·중전기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다음 달 중순 52㎿급 규모의 FR용 ESS 사업자로 배터리 업체와 PCS 업체 각각 4곳을 분리해 선정한다. 사업공고 최종안에 따르면 총 6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서안성·신용인 변전소에 각각 28㎿, 24㎿급 PCS를 구축한다. 반면에 배터리는 FR 특성을 고려해 총 21~38㎿h를 투입할 예정이다.
FR는 전력 계통 주파수 변동 폭이 규정 범위에 벗어났을 때 충·방전을 통해 주파수를 조정해 국가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게 핵심이다. FR용 ESS는 일반 ESS와 달리 단시간 내 고출력의 전력을 쏟아내야 한다. 이 때문에 PCS의 높은 출력에도 버틸 수 있는 배터리 성능 구현과 수명이 사업 수행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전은 ESS 구축 이후 10년 동안 같은 충·방전 효율을 유지하면서 급전지시 시 30초 이내 정확한 작동 성능을 요구한 상태다. 이론적으로 투입되는 배터리는 PCS 용량에 25%와 50%다. 하지만 첫 사업인 만큼 두 배가량 배터리를 더 투입해 안정적인 성능 구현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수명 등 현실성을 고려해 배터리 입찰 가격도 1MWh당 평균 15억원에 책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공공사업의 배터리 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여기에 배터리 업체 선정 기준도 강화한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업체로 250㎾급 이상 ESS구축 경험이 없는 기업은 참여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실제 참여 가능한 업체는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코캄 4곳에 불과하다. 4개 사업자를 뽑는데다 중복 사업자 선정이 제한됨에 따라 이들 업체가 사실상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PCS업체는 ESS 구축 경험과 상관없이 PCS 제작업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PCS 업체는 효성과 포스코ICT, LS산전 등 10곳이 넘는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FR 사업은 한전의 전력구매비용 절감에 따른 사업성 입증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위한 실적 제공까지 고려해 반영할 것”이라며 “이번 주 최종 공고내용을 확정해 다음 달 중순까지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표】2014년 한국전력 FR용 ESS 사업 공고 계획안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