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처음 유리 기판(글라스)에 2차원(2D) 패턴과 색상을 동시에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별도 후공정이 필요 없고 다양한 패턴을 그릴 수 있어 모바일기기용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카메라 윈도 등에도 쓰일 것으로 주목된다.

입력 솔루션 전문 업체 크루셜텍(대표 안건준·김종빈)은 글라스에 멀티 코팅으로 산화물을 증착, 패턴·색상을 한번에 코팅하는 ‘멀티패턴글라스(MPG)’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원하는 부분에 최소 30마이크로(㎛) 선폭까지 다양하게 그릴 수 있다. 글라스 크기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고 추가 공정이 필요 없어 비용 절감에 용이하다. 조형식 크루셜텍 수석연구원은 “기존 직접 코팅 방식은 박리 공정이나 멀티코팅 공정이 추가돼 저수율·고비용 등의 단점이 있었다”며 “‘글라스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턴 글라스는 기판 위에 패턴을 직접 구현하거나(직접 패턴 형성) 기판 위에 패턴이 그려진 필름을 붙이는(필름 합지)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든다. 필름 합지 기법은 기판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탓에 터치 인식률이나 빛 투과율이 떨어진다. 낙하 등으로 기기가 충격을 받으면 플라스틱 필름과 글라스가 떨어져 기포가 들어가는 문제도 발생한다.
직접 패턴 형성은 필름 합지에서 한 발 나아간 기술로 식각패턴글라스(EPG)와 자외선(UV) 몰딩 기법이 대표적이다. UV 몰딩은 글라스 위에 투명한 코팅재를 100마이크로(㎛) 두께로 얇게 증착해 UV로 반경화, 금형으로 패턴을 찍어낸다. EPG는 글라스를 습식 식각해 패턴을 그린다.
두 방법 모두 3D 패턴으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지만 색깔을 넣기 위해선 패턴 굴곡 사이에 잉크가 끼는 것을 막는 별도 멀티코팅 공정이 필요하다. 더욱이 UV 몰딩 기법은 경화 후 코팅재와 기판 간 접착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수율이 50~7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글라스에 산화물을 증착, 패턴·색상을 형성하는 방법이 가장 각광 받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내 베젤을 제외한 뷰잉(veiwing) 화면에도 산화물이 입혀져 그 부분의 산화물을 따로 떼내는 추가 공정이 필요했다. MPG는 멀티코팅 공정을 활용, 최소 0.5인치 이상이면 어떤 크기의 글라스든 원하는 부분에 색상과 패턴을 동시에 증착한다. 공정이 단순해 소요 시간이 짧고 수율도 높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부터 터치스크린패널(TSP)과 BTP를 합친 ‘터치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을 연구하던 중 EPG를 개발, 지난해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조 연구원은 “TSP·BTP 기술을 기반으로 이번 MPG를 내놓을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 커버글라스 등 여러 제품에 손쉽게 감성적인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