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vs미디어텍, AP+모뎀 통합 칩 경쟁 격화…LTE모뎀 시장에도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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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모뎀(베이스밴드)을 더한 시스템온칩(SoC) 시장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대만 미디어텍이 추격하면서 사실상 독점 업체인 퀄컴은 통합 칩 단가를 이례적으로 내리고 있다.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칩 시장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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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스마트폰 AP 시장 <출처 : 시장 조사 업체 SA>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퀄컴은 AP와 LTE 모뎀을 통합한 스냅드래곤410(MSM8916) 칩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며 미디어텍의 공세에 반격을 시작했다. 미디어텍도 칩 가격을 덩달아 인하하는 등 통합 SoC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불길이 LTE 모뎀 칩 시장에도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퀄컴은 AP 시장에서 후발 업체가 등장해도 단가를 인하하는데 한계를 보였다”며 “하지만 통합 칩은 가격을 이례적으로 몇 차례나 내려 미디어텍의 시장 진입에 방어막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TE 모뎀 칩 가격도 기존 25달러에서 20달러 미만으로 내리는 등 다른 업체들이 동참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퀄컴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나선 것은 LTE 모뎀 칩에 이어 AP와 모뎀 통합 칩 시장에서도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LTE 모뎀 칩을 자사 AP인 스냅드래곤에 탑재,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브로드컴·인텔 등이 시장에 진입했고 급기야는 미디어텍이 올 초 LTE모뎀-AP 통합 칩을 내놨다.

시장조사 업체 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퀄컴은 모뎀 칩 시장의 66%를, 미디어텍은 12%를 각각 차지해 1, 2위를 기록했다. LTE 모뎀 칩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퀄컴의 시장 점유율은 95%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모뎀 칩 시장에서 미디어텍이 15%로 세를 키운 데 비해 퀄컴은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으며 LTE 모뎀 칩 시장에서도 91%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4% 줄어든 63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AP 시장에서도 지난해 퀄컴은 매출액 점유율 53.6%를, 미디어텍은 9.7%를 각각 차지했으나 지난 1분기엔 퀄컴(53.4%), 애플(15.9%), 미디어텍(12.5%), 삼성전자(5.6%), 스프레드트럼(3.6%) 등의 순이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거대 시장을 미디어텍이 선점한 탓에 퀄컴이 이번 기회에 다시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디어텍은 중국 등지에서 퀄컴보다 우위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미디어텍이 52%를 차지, 퀄컴(33%)보다 앞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월 퀄컴 측도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지역의 라이선스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칩 단가보다 라이선스 수익이 높기 때문에 싸게 팔더라도 많이 보급하는 게 관건”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가격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