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억달러에 불과한 홈 자동온도조절기 벤처기업 네스트(Nest)를 32억달러에 구글이 인수한 것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사회가 인터넷 이후 기술혁명으로 파괴력이 가장 강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초연결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화두인 Io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스마트홈 산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480억달러(약 49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세계 스마트홈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19% 성장률로 1150억달러(약 117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약 2억2400만 가구에서 적어도 한 개의 스마트홈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과연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홈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스마트홈이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카드를 들고 현관에 접근하면 도어록이 자동으로 열리고 화장실 변기에 소변분석기가 부착돼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자가 진단하고 그 정보는 연계된 의료원으로 전달돼 관리된다. 또, 집 밖에서 원격으로 미리 집 안의 가전기기 및 조명, 난방 등을 조절할 수 있고 전력·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그 자리에서 사용요금을 파악하기도 하고 에너지 사용을 관리할 수도 있다. 또 보고 싶은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TV 및 기기로 즐길 수 있으며, 범죄예방 서비스도 가능한 모습을 말한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복잡하지 않고 설치가 쉬우며, 원하는 가치에 맞는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해서 구매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스마트홈은 공동주택이라는 특수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패키지 형태의 홈네트워크가 제공됐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제품 및 서비스 발전에 정체기에 봉착해 있다. 다시 말해 시장 경쟁력은 갖췄지만 훨씬 더 거대한 시장은 해외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분명한 상태다.
구글의 홈 온도자동조절기 ‘네스트’, 필립스의 스마트 조명 ‘휴’, 벨킨의 스마트 스위치 ‘위모’ 는 소비자의 사용패턴 학습으로 기기를 자동화했고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에너지 절약, 보안, 조명제어라는 가치를 제공한다.
또 기능의 단순화 및 조작의 편의성으로 쉽게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스마트홈 기업이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IoT기반의 스마트홈 시장 선점을 위해 B2C 형태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뿐 아니라 구글 ‘니어바이(Nearby)’, 애플 ‘아이비콘’, 퀄컴 ‘올조이앤’ 등이 독자적으로든 연합 형태의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말 GE와 IBM, AT&T, 시스코, 인텔 등은 가전용 IoT 표준 기술을 만드는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IC)’을 발족해 모든 가전 제조업체가 쓸 수 있는 개방형 표준 기술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선 스마트홈 산업에 대한 국가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스마트 가전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플랫폼 및 전략을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으로 제품 및 서비스간의 개방성 및 표준화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콤팩트한 제품 및 서비스를 원하고 있기에 소비자가 ‘복잡하고 비싸다’고 여기는 스마트홈 서비스 및 기기에 대한 사용성 개선 및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가정의 모든 IoT 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인 스마트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우리의 생활은 혁신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충호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chlee@kash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