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전문 업체 케이던스가 시스템 설계(디자인) 플랫폼 전문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기존 EDA툴뿐 아니라 공정기술(IP)·후공정(패키징)·인쇄회로기판(PCB) 등 시스템 플랫폼 설계 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만큼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립부 탄 케이던스 최고경영자(CEO)는 15일 고객사 초청 기술포럼 ‘CDNLive’에 참석해 “IoT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들이 기존 영역을 넘어서 하드웨어(HW) 등 플랫폼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토털 솔루션 역량을 가진 유일한 업체로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패키징·PCB 설계·검증 솔루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패키징·PCB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종전까지는 일부 단계에서만 이 회사의 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도체 기술이 복잡해지면서 업체마다 특성이 다른 툴을 사용하면 오류가 날 가능성이 커졌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 역량도 계속 보강할 계획이다. 대상은 칩 펌웨어(Firmware) 등 SW와 저전력 애플리케이션용 솔루션이다. 최근 64비트 옥타코어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저전력 프로세서용 사전 검증 솔루션에 두각을 보였던 재스퍼를 인수했다. 탄 CEO는 “IoT 시대에선 단순 EDA 툴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과 손잡고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해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기술 동향에 대해서는 SW를 포함한 칩 설계, IP, 소재 등 각 요소가 밀접하게 맞물리는 만큼 수직적 플랫폼 강자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금껏 시스템반도체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제조(파운드리), 패키징, 완성품(세트) 업체로 이어지는 수평적 구조였다. 탄 CEO는 “이에 발맞춰 케이던스도 시스템 플랫폼 전반에 관한 수직적 설계·검증 솔루션을 내놓는 것”이라며 “기존 수평적 플랫폼에 대한 지원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고객사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탄 CEO는 “고객사와 함께 추진하는 미래 기술 연구개발(R&D)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지사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있는 만큼 케이던스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