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재활용 아이디어 뱅크의 모습이었다. 최주섭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은 그동안 고민해 온 폐기물 재활용 확대와 비용절감 관련 아이디어를 쉴새 없이 쏟아냈다. 공제조합 주된 업무는 제품과 포장재 생산과 판매자에게 분담금을 징수해 이들이 수행해야 할 포장재 재활용 의무를 대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분담금을 거둬 의무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술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최 이사장이 관심을 두는 곳은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이다. 하나의 제품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는 개념으로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최 이사장은 “음료 포장의 경우 포장은 유리, 마개는 금속, 라벨은 비닐로 구성돼 있다”며 “이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게 되면 분류작업에 동원되는 비용과 인력이 줄고 생산자의 분담금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질구조 개선 연구가 마무리되면 결과를 각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가이드라인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올해는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준수 여부에 따라 분담금을 차등화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같은 냉장고 포장이라 해도 어떤 제품은 스티로폼만 사용하고 어떤 제품은 골판지가 부착된 스티로폼을 사용합니다. 두 포장재 재활용 비용이 같을 수 없습니다. 재활용에 드는 비용에 따라 분담금을 차별화해야 생산자 입장에서도 좀 더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를 개발하고 사용할 것입니다.”
재활용품 분리 수거 캠페인도 확대한다. 집안 폐기물을 직접 분리수거하면서 이웃이 폐기물 분리에 혼동하는 모습을 보아온 그다. 최 이사장은 “신문지와 종이팩, 합성 플라스틱 등 아직 정확히 어떤 품목으로 배출할지 잘 알려지지 않는 폐기물이 있다”며 “정확한 폐기물 분리 방법 교육과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재활용 사업의 경제적 측면의 접근도 강조한다. 포장재 재활용과 재질구조 개선이 비용지출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리면 관련 시장이 알아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기 부여가 중요합니다. 폐기물 재활용이 단순이 비용지출로만 인식된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재질구조 개선으로 경영성과를 거둔 사례를 찾고 우수 사례는 포상하는 수상대회도 만들 계획입니다.”
생산자와 판매자의 관심도 당부했다. 최 이사장은 “많은 생산자와 판매자가 분담금만 내면 재활용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아가 포장재 폐기물을 줄일 수 있 방법에도 관심을 갖고 신제품 개발에 관련 기술을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