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뿌리산업을 일구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중국의 추격에 큰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부품 혹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초공정 업종으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이룬다.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력을 제고하는 한편, 원자재 확보 및 전기료 인하 등 원가를 혁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19일 뿌리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뿌리산업 규제·애로 실태조사’을 바탕으로 중국 뿌리산업 기술력이 향후 10년 내 국내 기술력을 따라 잡아 관련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기업 중 59%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일부(6.5%)는 이미 중국의 기술력이 앞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속재료에 힘을 가해 형태를 변화시키는 소성가공 분야 기업들은 20%나 중국이 앞섰다고 답했다.
뿌리 업종 6대 분야 전반에서 중국의 추격에 우려를 표한 셈이다.
뿌리산업계가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는 인력수급 문제였다. 응답자 중 34%가 ‘근로환경 개선을 통한 인력수급 원활화’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높은 원가도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원자재 및 전기료 절감을 통한 원가혁신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26%나 됐다. 뿌리업종 제조원가에서 원자재 다음으로 큰 비중(23%)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료는 관련 기업의 영업이익률과 직결됐다. 전기요금이 10% 인상될 경우 영업이익이 얼마나 감소할 것 같냐는 질문에 응답자 27.5%가 2∼4%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전기료 부담이 높은 뿌리업종 특성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업종별로 차별화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현준 중기중앙회 창조경제부장은 “뿌리산업은 제품 생산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꼽힌다”며 “최근 논의 중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현실화된다면 영세 뿌리기업에 부담이 될 것이므로 뿌리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맞춤 에너지 정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6대 뿌리업종 협동조합 및 뿌리중소기업, 학계, 정부,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뿌리산업특별위원회’를 개최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