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40> 이미지 중심 협업 유틸리티 `뮤럴리`

‘뮤럴리(Mural.ly)’는 이미지 중심의 협업 유틸리티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여러 사람이 뮤럴리 안에서 쉽고 간편하게 협업을 즐긴다. 메모 앱 ‘에버노트’와 이미지를 강조한 파워포인트 제작 툴 ‘프레지(Prezi)’의 강점을 더했다. 아르헨티나 기업으로 2011년 창업해 지난해 실리콘밸리로 둥지를 옮겼다. 세계적인 디자인회사 ‘아이데오’와 함께 서비스를 가다듬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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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럴리에서 이러지는 협업.<사진출처:홈페이지>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뮤럴리에 대해 좀 더 소개해준다면.

▲김주리(다음 전략투자본부장)=협업 유틸리티 서비스가 그렇듯 클라우드 기반으로 여럿이 함께 사용한다. 뮤럴리는 최대 50명이 협업할 수 있다. 서비스에 접속하면 화면 가득 하나의 판이 나타난다. 이를 ‘뮤럴’이라고 부른다. 작업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미지는 웹에서 검색해 드래그앤드롭(Drag&Drop) 방식으로 간단하게 퍼 나른다. 툴 안에 삽입된 레이아웃에 맞게 이미지를 붙이는 것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결과물을 얻는다. 이미지에 대한 설명은 텍스트 박스로 더한다. 엑셀이나 PDF 등 다양한 포맷의 문서를 통째로 불러올 수도 있다. 유튜브 영상 삽입도 가능하다. 사용법이 어려운 프레지와 달리 뮤럴리는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해하고 간단하게 사용한다.

-정진욱=뮤럴리를 추천하는 이유는.

▲김주리=온라인 협업이 회사원에게만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은근히 많은 수요가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것인 만큼 누구나 사용하기 쉽고 분업에 적합하며 결과물이 멋지게 나와야 한다. 뮤럴리는 하나의 판에 다양한 이미지를 펼쳐놓고 작업하는 방식이다. 작업을 나눠서 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한 명씩 완성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이미지로 협업이 이뤄져 한눈에 진행 상황을 확인한다. 작업에 쓸 자료는 에버노트에서 바로 가져올 수 있고 결과물은 메일로 팀원과 쉽게 공유한다. 뮤럴리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하며 좋은 결과물을 얻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정진욱=구글닥스 등 기존 클라우드기반 협업 서비스가 많다. 뮤럴리가 이들보다 나은 점은.

▲김주리=구글닥스는 텍스트 중심 서비스인 반면에 뮤럴리는 이미지 위주다. 프로젝트에 성격에 따라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중심이 되는 작업이 있다. 뮤럴리는 웹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바로 끌어다 쓸 수 있을 정도의 편의성을 실현했다. 유튜브 영상도 바로 가져온다. 구글닥스의 부족함을 훌륭하게 대체하는 서비스다.

-정진욱=뮤럴리의 비즈니스모델은.

▲김주리=부분 유료화 모델이 들어간다. 작업을 할 수 있는 ‘판(뮤럴)’ 2개, 용도에 따라 판을 나눌 수 있는 ‘룸’ 1개는 무료다. 이후부터는 서비스 이용에 비용을 부과한다.

-정진욱=아르헨티나 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옮겨 서비스를 수정하고 있다. 이유는.

▲김주리=아르헨티나에서 계속 있었다면 단순히 쓰기 좋은 툴 정도로 발전했을 거다. 실리콘밸리로 옮겨 아이데오와 손을 잡았다는 건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스타트업의 플랫폼 발전은 사실 파트너 역량이 중요하다. 아이데오와 함께 사용자를 모으고 향후에는 뮤럴리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배포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정진욱=협업을 통해 만든 콘텐츠는 목적이 명확하다. 대중에게 공개되면 안 되는 것도 많고 공개해도 관심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뮤럴리가 플랫폼으로 역량을 가질 수 있을까.

▲김주리=물론 팀 협업 결과물은 유통이 힘들다. 하지만 사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로거가 뮤럴리를 사용한다고 하자. 기존 블로그는 텍스트로 제목이 노출되고 제목을 클릭해 내용을 확인한다. 게시 글을 이미지 중심으로 뮤럴리에 노출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게시 글을 불러온다.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를 간단하게 생산하고 서비스 안에서 배포하게 유인한다. 하나의 상상이지만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

-정진욱=유틸리티 서비스가 플랫폼이 된 경우가 있나.

▲김주리=에버노트는 이미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사용자의 수많은 콘텐츠가 에버노트에 담긴다. 이 콘텐츠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면 공유 받는 사람도 에버노트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한다. 메신저나 문자로 간단하게 링크를 보낼 수 있지만 해당 내용에 접근하려면 에버노트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이 링크 자체가 비사용자에겐 하나의 초청장이다. 에버노트에서 작성된 콘텐츠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에버노트를 써야 한다. 콘텐츠 배포와 구독이 모두 한 서비스 안에서 일어나며 서비스가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뮤럴리도 충분히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정진욱=유틸리티 서비스는 대체제가 많다. 뮤럴리도 비슷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사용자 이탈이 많을 수 있는데.

▲김주리=유틸리티의 한계는 사용자가 브랜드보다 편리함을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가지려면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아니면 에버노트처럼 플랫폼을 추구해야 한다. 해당 서비스에 접속해야만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진욱=콘텐츠를 보기 위해 반드시 특정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허들 아닐까. 그렇지 않은 다른 서비스로 사용자가 이탈할 우려는.

▲김주리=에버노트처럼 이미 많은 사용자가 수많은 콘텐츠를 저장해 놓은 서비스는 이탈이 쉽지 않다. 사실 새로운 서비스가 당장 에버노트처럼 플랫폼 전략을 펼 수는 없다. 사용자 데이터가 충분히 모일 때까지는 유력 서비스와 연동해 생산된 콘텐츠를 손쉽게 외부로 퍼 나를 수 있게 돕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다. 국내라면 카카오스토리, 해외라면 핀터레스트 같은 서비스와 제휴해 생산된 콘텐츠가 잘 보일 수 있는 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이후 사용자 정보가 충분히 모이면 플랫폼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다.

-정진욱=국내에서도 뮤럴리 같은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접근법을 조언한다면.

▲김주리=비슷한 서비스가 아직 국내에는 없는 만큼 충분히 성공 가능성 있다. 뮤럴리의 기능과 성능을 한국어로 옮기기만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주요 포털과 제휴하면 높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뮤럴리에 없는 음성 기능 지원도 아이디어다. 개발자가 중요한 건 당연하다. 기획자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협업하는 방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대중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시장에 제한되서는 안 된다. 국내는 유료화 전략이 힘들다. 국내에서 시작해도 빠르게 해외로 나가야 한다. 유틸리티는 글로벌이 속성이다. ‘국내 정복 후 해외 진출’이라는 전략은 서비스 속성과 맞지 않다.

-정진욱=뮤럴리가 시사하는 점은.

▲김주리=사용자를 편하게 만들면 얼마든지 기존 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김주리 본부장이 평가한 뮤럴리

뮤럴리 현황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40> 이미지 중심 협업 유틸리티 `뮤럴리`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김주리]<40> 이미지 중심 협업 유틸리티 `뮤럴리`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