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업체 삼성전자와 노광기 선두주자 ASML 최고 경영진이 최근 한국에서 회동했다. 10나노대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비롯한 최신 기술에 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ASML 임원진이 근래 한국을 찾아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진과 면담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장을 겸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두 회사 간 정례 회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설치하는 핵심 노광기(Lithography System) 대부분을 ASML로부터 공급받는다. 노광기는 레이저를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다.
반도체 기술 진화를 위해서는 노광기의 뒷받침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양사는 단순한 구매-판매자 관계를 넘어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2년엔 삼성전자가 ASML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이번 회의에서 전반적인 시장 동향 정보를 공유하고 차세대 기술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경영진의 만남이어서 실무적인 내용보다는 큰 그림 차원의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장비 업계는 EUV 방식의 차세대 노광기 도입 논의에 주목했다. 10나노대 미세공정을 위해 고도화된 EUV 노광기가 필요하지만 아직 수요 기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EUV 장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EUV가 아닌 기존 이머전 노광기를 활용할 수 있는 3차원(3D) 적층 기술과 쿼드러플 패터닝 기술(QPT) 등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ASML이 새로운 노광기 로드맵을 제시했다면 삼성전자의 차기 미세공정 준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기업 간 협의에 관한 사실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