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은 기형적이다. 인프라,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산업 경쟁력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시장이 극히 소수 인터넷 대기업에 편중됐다. 일부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과도 나왔지만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국내 기업에만 집중한 규제 탓도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실 주최로 22일 열린 ‘인터넷규제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역차별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인터넷 실명제,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 등 사실상 국내 기업에만 적용한 규제로 산업이 제대로 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무릇 법과 제도는 누구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 군말이 없다. 인터넷 관련 규제를 보면 사실상 국내 기업만 해당한다. 구글을 비롯해 외국에 서버를 둔 외국 기업에 강제할 수 없는 규제가 많다. 중국처럼 외국 기업까지 규제하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 나라처럼 시장이 커 외국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독재국가는 더더욱 아니다. 결국 국내 기업만 발목 잡는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게 없애는 것이 답이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뜻이 별로 없는 듯하다. 이 상황에서 인터넷 산업 육성 구호는 허망하기 짝이 없다.
인터넷 산업 정책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이용자와 중소기업 보호와 같은 핵심 가치를 중심에 놓고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제 기준과 어긋나 역차별 여지가 있는 규제라면 아예 없애는 것이 옳다. 인터넷 역사가 30년을 넘었다. 이 과정에서 정착한 국제 기준이라면 어느 정도 타당성을 입증했다.
물론 국내 기업, 특히 네이버와 같은 독점적 대기업 횡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분명 문제다. 그러나 이는 공정거래법과 같은 수단을 통해 해결할 문제다. 국내 기업만 옥죄는 규제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이날 토론회에서 미래부는 합리적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여러 부처가 얽힌 규제까지 이참에 뜯어고치기를 바란다. 국내 인터넷 대기업이 적극적인 생태계 조성 의지를 보인다면 이 개선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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