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 특허 논란, 해법은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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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특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허는 기업의 독창적인 발명과 영업 비밀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효용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기술 탈취와 아이디어 도용이 심각하면 특허로 경쟁 시장에서 배타적 독점 권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사례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SW 분야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대부분 국가는 SW 구현 알고리즘에 특허권을 부여한다. 기술보다는 영업방법(BM)적 독창성에 주목한다. 알고리즘은 특허 대상이 되지만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소스코드는 저작권으로 보호받는다.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난다.

SW 업계는 특허에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어 이를 분리해서 보호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바탕에 깔려 있다.

오픈소스계가 가장 부정적이다. SW 특성상 다른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을 참고하는 사례가 많은 탓에 독점적 권리를 준다면 새로운 SW 탄생은 요원하다는 거다. 특허가 혁신을 방해한다는 뜻이다. 많은 개발자와 사용자가 참여해 스스로 SW 혁신을 도모하는 오픈소스계에서 SW 특허는 눈엣가시가 된다.

SW 기업을 보호하자니 산업계 혁신이 가로막히고 개방으로 혁신을 강화하자니 산업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형국이다. SW 특허를 둘러싼 ‘진퇴양난(進退兩難)’의 현실은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 탓이다.

개발자와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SW 생태계 특성상 개방은 필수다. 이런 개방 생태계에서도 소스코드와 알고리즘 개발자의 저작권은 지켜줘야 한다. 개발 기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픈소스도 개발자와 소스코드를 공개한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SW를 만들 때 개발 성과물의 라이선스를 존중한다. 이 존중이 SW 혁신과 산업 경쟁력을 만든다.

SW 산업에는 배타·독점적 권리 보호보다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가 SW 저작 권리를 존중하고 개방 정책을 제대로 준수한다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SW 특허는 필요 없을지 모른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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