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소 경쟁보다는 화질·소비자 편의성에 집중
애플이 아이폰6 카메라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삼성전자의 카메라 화소 경쟁에 맞불을 놓는다.
아이폰6 카메라는 애플이 출시한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1000만 화소대를 넘어서는 제품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처럼 카메라 화소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빛의 양이 적은 실내 환경에서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용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한국·대만 주요 협력사로부터 소재부품을 조달해 아이폰6 카메라 성능 테스트 및 양산 일정을 조율 중이다.
렌즈는 1000만 화소급 5피스 제품을 채택했고,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카메라모듈 등 주요 부품은 아이폰5S에 쓰인 것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카메라 화소(픽셀) 크기를 1.5마이크로미터(㎛)에서 1.75㎛로 키운 것이다. 이미지센서(CIS)는 소니가 주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실내 등 저조도 환경에서 주로 사진을 찍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5 등 최신 스마트폰에는 1600만 화소 카메라가 채택됐지만, 야외에서와 달리 실내 등 저조도 환경에서는 사진 화질이 크게 떨어져 소비자 불만이 높다. 통상 1600만 화소 CMOS CIS는 화소 크기가 1㎛ 내외에 불과해 빛을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다.
폰아레나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아이폰6 화소 크기가 1.75㎛로 커지고, 손떨림 방지 기능을 광학 방식 대신 전자식으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CIS 크기가 20%가량 커지면서 카메라모듈 크기도 다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외부에 유출된 아이폰6 사진을 보면 카메라가 기기보다 조금 튀어나왔다.
일각에서는 빛 흡수량을 늘리기 위해 CIS 화소 크기를 키우는 것은 불필요한 투자라는 주장도 있다. 칩 설계 기술이 개선되면서 CIS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과거보다 훨씬 적은 데다 후면조사형(BSI)·아이소셀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돼 저조도 환경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사진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애플이 완성도에 방점을 두는 회사임을 감안하면 아이폰6에 적용된 CIS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1300만·1600만 화소 카메라를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화소 경쟁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한 만큼 1000만 화소 초반대 카메라를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