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혁명으로 기성 미디어 영향력이 줄면서 1인 콘텐츠 제작자 힘이 커진다. 국내외에서 1인 제작자 가치가 치솟으며 콘텐츠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한다.
디즈니는 지난달 말 ‘메이커스튜디오(Maker Studios)’를 5억달러(약 5387억원)에 인수했다. 향후 매출이 목표액을 넘으면 추가로 4억5000만달러(약 4668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추가 지급액을 합치면 1조원을 웃도는 거금이다.
메이커스튜디오는 1인 제작자가 모인 기업을 뜻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Multichannel Networks)’의 대표주자다. 2009년 유튜브 인기 개인 제작자들이 함께 세웠다. 200개 유튜브 채널에서 4억명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했다.
실리콘밸리에선 MCN 투자나 인수 열풍이 뜨겁다. 스타일홀이 1690만달러(약 175억원), 머시니마가 6760만달러(약 701억원)를 투자받았다. 어썸니스TV는 드림웍스가 3300만달러(약 342억원)에 샀다.
콘텐츠 산업 생태계·인프라 변화가 1인 제작자 전성시대를 부른다. 중심에는 글로벌 영상유통 플랫폼 유튜브가 있다. 콘텐츠 배포 채널이 TV에서 유튜브로 이동한다. 케이팝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세계인을 만난다. 유튜브 스타 싸이가 대표적이다. 누구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자신의 콘텐츠를 전 세계로 유통하고 광고수익을 얻는다.
스마트폰도 1인 제작자 주가 상승 일등공신이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영상을 만들고 공유한다. 유튜브 영상은 완성도가 중요하지 않다. 개성 있고 특이하면 인기다.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가 모인다.
이동 중에 혹은 잠시 시간 날 때 즐기는 스마트폰 특성상 유튜브에선 5분 이하 콘텐츠가 인기다. 콘텐츠 생산 시간이 줄어 부담 없이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서황욱 유튜브 파트너십 총괄 상무는 “대중적인 영상 플랫폼과 결합한 콘텐츠 제작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1인 제작자가 콘텐츠 생산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1인 제작자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MCN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CJ E&M이 우수 1인 제작자를 모은 ‘크리에이터 그룹’은 유튜브 구독자 1000만명을 확보했다. 아프리카TV도 상반기 중에 MCN 사업에 뛰어든다. 아프리카TV은 이미 유튜브와 동영상 콘텐츠 유통 제휴를 체결했다. 아프리카TV 라이브 영상을 녹화해 유튜브에 배포한다.
안준수 아프리카TV SNS플랫폼사업본부장은 “모바일 시대 도래와 다양한 플랫폼 출현으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1인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됐다”며 “콘텐츠 소비 행태가 TV에서 모바일, 가족에서 개인단위로 변화하고 있어 1인 제작자 수와 영향력 확대는 물론이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과 서비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MCN 투자 유치 및 인수 현황
자료:크런치베이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