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제5정유사 등극 ‘불발’

삼성토탈의 대한석유협회 가입이 보류됐다.

석유협회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4회 정기총회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 예산(안) 등을 의결했다. 하지만 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삼성토탈 신규회원 가입 승인은 추후 재논의키로 했다. 재논의 결정에 따라 삼성토탈 가입 안건에 대한 표결은 없었다.

나정호 석유협회 상무는 “삼성토탈 협회 가입 승인 안건이 올라왔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추후 회의 일정을 잡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 상무는 “총회에서 기존 회원사와 성격이 다른 삼성토탈이 회원으로 가입했을 때 예상되는 여러 사항에 대해 보다 신중하고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삼성토탈은 석유협회 가입이 보류된 것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이번 총회에서 가입 승인을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재논의를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논의 결과를 ‘완곡한 거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협회가 과거 역사상 한 차례도 임시 총회를 개최한 적이 없던 사실을 비춰볼 때 이 안건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내년 총회에서나 다시 검토해보자는 말이 된다. 기존 정유사로서는 삼성토탈 신규회원 가입 승인 건은 임시총회를 열어 논의해야 할 만큼 긴박한 사안이 아니다.

정유사 대표가 석유협회 가입에 유연성을 요구한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기도 부담스럽고, 정유시설을 갖추지 않은 삼성토탈을 회원으로 인정하기에는 불편한 심기를 담아 재논의라는 ‘묘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회에는 박봉균 SK에너지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김동철 에쓰오일 수석부사장 등 정유 4사 CEO와 전용원 석유협회장이 참석했다.

삼성토탈이 석유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회사가 기존 정유 4사와 함께 제5 정유사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석유협회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삼성토탈은 정유사가 되고자 알뜰주유소 휘발유 공급,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매입, 경유시장 진출 추진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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