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가 KG그룹의 회사 인수에 반대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3일 위니아만도 임직원으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은 “직원과 노동조합을 배제한 이번 씨티벤처캐피털(CVC)의 밀실 매각의 쟁점은 ‘먹튀’”라며 “해외투기자본으로 인해 망가진 회사가 또 다시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간다면 이제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위니아만도 생산직과 관리직 직원 700여명은 2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위니아만도는 현재 제품 생산을 포함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한 달간 장기 파업될 경우 피해규모가 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기업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위니아만도의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CVC는 지난달 26일 KG이니시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루만인 27일에는 CVC가 MOU 체결 안건을 위니아만도 이사회에 통과시켰다.
이홍길 우리사주조합장은 “회사가 분할, 합병, 양도, 매각시 70일전에 조합에 통보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며 “전형적인 투기자본 행태로 보이는 CVC자본은 100% 지분 보유 시점부터 현재까지 회사를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었고, 이익이 불확실해지자 기업의 청산 절차를 밟아 마지막까지 이익을 회수해가는 악랄함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G그룹은 이번 인수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재무 투자자를 모집해 인수대금을 충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합측은 “KG그룹은 이니시스를 저가에 인수한 후 고정비를 줄인 상태에서 회사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자금으로 다른 회사 인수에 나서는 등 KG계열사 회사는 대부분 적자”라며 “KG그룹의 인수로 그 어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고, 전직원들은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기업 확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덕 위니아만도 관리직 비상대책위원장 부장은 “제조업에서 관리직까지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까지 나선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녀를 시집보내게 되면 좋은 곳으로 가길 원하지 껍데기에 보내길 원치 않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KG이니시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 회사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