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서면 느껴지는 따뜻한 햇살이 다가온 봄을 실감케 한다. 추운 겨울 움츠려만 지냈던 시간들의 반작용일까. 초봄에는 왠지 더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봄의 향취를 느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날씨가 풀리면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기 좋은 때이기도 하다. 남도에서부터 벚꽃이 피어 올라오기 시작하고, 프로야구 시즌도 시작한다. 아이들도 이제 새 학기, 새 반, 새 선생님에 대한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치고 마음에 여유를 찾을 시기다. 추운 겨울 동안 하기 힘들었던 야외 활동에 아이와 함께 본격적으로 나서보자.
◇외국인 선생님과 농촌 체험
쌀과 야채와 고기, 모두 마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아는 어린이들이 많다.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농촌에서 농사일을 도우며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우프코리아가 4월 초부터 매월 진행하는 ‘꼬마 농부 여행’ 프로그램이다. ‘우프’란 외국 농가에 들어가 일을 돕고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 받는 해외 농촌 체험 여행이다. 농장 가족과 함께 마을 모임이나 파티 등에 참석하면서 현지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다. 현재 102개 국가에서 참여하고 있다.
꼬마 농부 여행은 어린이도 우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국내 우프 호스트 농장에서 여러 나라에서 온 선생님들과 함께 농촌 생활을 체험한다. 여행에 참가하는 어린이는 해외 우프 참가자들과 함께 직접 농산물을 수확하고 판매하며, 기부까지 경험하게 된다.
서울·경기권에 위치한 우프 호스트의 농장과 서울 광화문 도시농부 장터에서 진행된다. 1박2일 동안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수확해 포장하고 판매 가격까지 정하며 일손을 돕는다.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고 수익은 기부한다.
도심을 벗어나 농촌의 자연에서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창의력과 자립심을 기를 수 있다. 외국에서 온 우프 참가자들과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문화 교류도 이뤄진다.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꼭 한적한 시골로 나가야만 따사로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고즈넉한 봄의 기운을 접할 수 있다. 500년 고도 서울의 멋을 새삼 발견하게 되는 경복궁도 그런 곳 중 하나다. 경복궁에 자리한 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전통 문화와 역사 교실이 다양하게 이어진다. 아이가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하나 골라 미리 신청한 후 함께 서울 시내 박물관 나들이를 하면 어떨까. 가족이 함께 하는 주제별 학습과 체험으로 가족 간 소통과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즐거운 시간을 약속한다.
우리 전통 속 문화와 예술, 일상의 공간과 사물, 절기에 담긴 의미를 풀어주고 그 속에 숨어 있는 한국인의 삶의 흔적을 느끼게 해 준다. 전통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아빠와 할아버지 세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아빠와 자녀 사이에는 설명하기 힘든 유대가 생겨난다. 홈페이지를 방문해 개설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를 살펴보자.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활짝 핀 벚꽃, 갈라지는 바닷길…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얗게 만개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봄의 여왕 벚꽃이 남도에서부터 활짝 피기 시작하면서 벚꽃 축제도 막을 올린다.
52년 역사의 진해 군항제는 우리나라 벚꽃 축제의 원조 격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구국 얼을 추모하고 향토 문화 예술을 진흥한다는 취지로 1963년부터 매해 열린다. 올해도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각종 문화 예술 행사와 세계 군악 페스티벌, 팔도 풍물 시장 등의 행사를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다.
36만 그루 왕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장관을 이룬다. 이순신 장군 추모 행사와 중원로터리 전야제, 팔도풍물시장, 예술문화공연 등이 화려한 벚꽃 속에서 펼쳐진다. 축제기간 중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 열리는 군악의장페스티벌은 진해군항제 벚꽃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이다. 평소 출입하기 어려운 해군사관학교와 해군 진해기지사령부도 군항제 기간 중엔 둘러볼 수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인 화개에서도 29~30일 사이 벚꽃 축제가 열린다. 벚꽃이 십리에 날린다 하여 십리벚꽃이라 불리는 꽃길이 유명하다. 섬진청류와 화개동천 25㎞ 구간을 수놓은 벚꽃과 함께 씨름대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펼쳐진다.
진도에서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진도군 바닷길 축제’가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린다.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 2.8㎞가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질 때 바닷길이 드러나는 현상이다. 40m의 폭으로 똑같은 너비의 길이 바닷속에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현상이다. 매년 국내외 관광객 100만명이 몰려와 바닷길이 완전히 드러나는 약 1시간의 기적을 구경한다.
진도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강강술래, 씻김굿, 들노래, 다시래기 등 진도의 주요 민속 문화도 선보인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