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침체된 팹리스 업계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팹리스 업체인 실리콘웍스는 올 상반기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중국 시장에 처음 수출하기로 목표를 잡았다. 실리콘웍스 관계자는 “중국 고객사와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 상반기 중국에서 처음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양산한 터치 칩도 중국 시장을 노린다. 실리콘웍스는 이달부터 동부하이텍을 통해 32비트 CPU를 내장한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시스템온칩(SoC)을 양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블릿PC·올인원PC 등 중대형 시장 위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용 칩과 모듈도 중국과 유럽을 타깃으로 준비 중이다.
카메라모듈 자동 초점 칩(AF칩)으로 중국 휴대폰 제조사를 꾸준히 공략해 온 동운아나텍은 올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해 30%의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휴대폰 제조사의 AF 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 역시 DDI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팹리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을 올해 작황을 가를 핵심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산업이 주춤한 가운데 대규모 신규 매출을 일으키려면 한창 급성장 중인 중국 모바일·디스플레이 시장 개척이 필수라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의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 시장 판로를 늘린 실리콘화일은 전년보다 매출 4.3%, 영업이익 181.2% 증가한 1320억, 90억원을 달성하면서 선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거의 유일한 활로인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뚫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