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혐의자 체포에 기업 대 기업 소송으로 확대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미국 샌디스크와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각각 자국 법원에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전날 일본 경시청이 도시바와 샌디스크 제휴업체에서 근무한 직원을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 유출 혐의로 체포하자마자 기업 대 기업 소송으로 확대됐다. 이 직원은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빼내 SK하이닉스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시바는 도쿄지방법원에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도시바는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 규모가 1000억엔(약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샌디스크도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아메리카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샌디스크는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소송 배경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렸다. 일본 정부의 기술 유출 단속 강화로 인해 불거진 것이라는 관측부터 최근 성장세를 구가하는 SK하이닉스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제휴를 맺은 것을 감안하면 전면전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당사자인 SK하이닉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직 구체적인 소송 내용을 전달받지 않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추이를 살펴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