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비타민 프로젝트]빅데이터 분석으로 국민 질병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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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은 매일 아침 인터넷을 통해 건강 주의 예보를 본다. 며칠 전 부터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있어 더욱 꼼꼼히 챙겨본다. 예보에 따르면 오전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예정이다. 미세먼지가 기관지나 폐에 쌓이면 비염, 기관지염, 천식을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챙긴다. 소풍 가는 아이에게도 마스크를 준비해 준다.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건강주의 문자가 왔다.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으니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홍삼 등의 식품 섭취를 권하는 내용이다. 3일전 워킹맘은 희망자에 한해 지원해 주는 개인별 맞춤 건강주의 문자 서비스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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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은 대국민 서비스로 ‘국민건강 주의 예보’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건강 주의 정보 제공에서 향후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지 개인별 맞춤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염병 등이 발생하면 건강 주의 예보를 한다.

하지만 ‘예보’라고 하긴 힘든 수준이다. 전국 80여개 모델 병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염병을 확인한 뒤 대국민 발표를 한다.

전염병 발견 이후 예보까지 2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전언이다. 사실상 ‘사후 통보’나 다름없다.

이에 공단은 보다 빠른 건강 주의 예보를 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 주의 예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전국 병원의 진료 내역 데이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연계·분석,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서비스 효과를 입증하면서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됐다.

◇빅데이터로 ‘국민건강 주의예보 시스템’ 개발=공단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에 걸쳐 빅데이터 활용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

소셜 네트워크 분석 전문업체인 다음소프트와 컨소시엄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공공·민간 빅데이터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핵심은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발 빠른 질병위험 주의 예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적 손실도 줄이기 위한 취지다.

공단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의 진료 기록 데이터를 분석해 15개의 질병 후보를 추려냈다. 이후 월 평균 등락률과 SNS 빈도수,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최종 5개 예보 대상 질병을 확정했다.

공단이 예보서비스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은 △인플루엔자 △눈병 △식중독 △천식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다.

공단은 이들 5개 질병별로 증상, 원인, 발생 시기 등 지식 분류 체계를 수립하고 이에 맞는 어휘를 정리했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는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을 대표 증상으로 정하고, “목아프다” “기침하다” “온몸이 쑤시다” 등을 유사 증상으로 묶어 SNS 데이터에서 분석하도록 했다.

공단은 시범 사업에서 SNS 데이터로 우선 트위터만 적용했다. 트위터 데이터만하더라도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9월까지 5개 질병에 대한 건수(어휘)가 37억 건이 넘었다.

공단은 이러한 소셜 동향과 질병 관련 진료 동향을 연계 분석해 질병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NS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질병 발생 추세와 확산 속도 등을 보다 빨리 예측할 수 있다.

◇공공·민간 빅데이터 결합 시너지 커=이번 사업은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결합해 ‘공익형’ 빅데이터 서비스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공단은 시범 서비스 직후 사내 4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빅데이터운영실’을 만들었다. 건강예보 서비스를 위한 전담 조직이다.

신순애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장은 “지금까지 건강보험의 진료서비스는 질병 발생 이후의 치료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예방’ 중심의 서비스를 추진하려 한다”며 “이번 사업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은 오는 4월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하반기엔 예측 대상 질병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기상청·뉴스미디어 등 데이터 수집 채널도 다양화한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공단의 전국 178개 지사와 53개 출장소 인력을 활용해 개인별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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