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국은행 총재에 이주열 전 부총재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신임 한국은행 총재에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62·연세대 특임교수)를 내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통 한은맨으로 한국은행 업무에 누구보다 밝고 판단력과 국제금융 시장에 식견과 감각을 갖췄으며, 합리적이고 겸손해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발탁했다”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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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정자는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 부총재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한국은행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하도록 되어있어 청와대는 청문회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이번주 중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중수 한은 총재 후임으로 이주열 전 부총재를 낙점한 것은 통화정책 전문성과 조직 안정에 우선순위를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내정자는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부총재까지 지내면서 경제와 통화 정책을 이끌 수장으로서 역량을 검증받았으며 내부 출신으로 한국은행의 독립성 문제도 거론되지 않을 인물이다. 정통 한은맨 출신에다 온화하고 꼼꼼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으며 내부 신망을 얻었다. 부총재보 시절에는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전면 개편했고,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마련해 시행했다.

이 내정자는 2012년 한은 퇴임 당시 외부 출신인 김중수 총재와 대립각을 세웠다. 퇴임식에서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 온 과거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60년에 걸쳐 형성돼 온 고유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작심발언하며 김 총재의 인사 스타일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런 이력을 고려하면, 박근혜정부는 성장 지원을 위한 통화정책을 펴면서도 조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인물로 이 전 부총재를 낙점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또 이 내정자가 김중수 총재식 개혁과 통화정책, 조직운영 등에 있어 상당 부분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이어진 저금리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지도 관심이 쏠렸다.

이 내정자는 내정 발표 후 “중책을 맡겨주신 것에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머릿속에는 엄청난 책임감 외에 다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테이퍼링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의 영향과 금리인상 논의 전망 등에는 “제 한마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금리정책 등에는 일절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1952년 출생 △원주 대성고, 연세대 경영학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한은 조사부 국제경제실장 △한은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 △한은 조사국 해외조사실장 △한은 조사국장 △한은 정책기획국장 △한은 부총재보 △한은 부총재 △연세대 특임교수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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