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베젤을 얇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극 형성용 소재가 국산화됐다. 특히 이 소재는 얇은 베젤을 위해 사용하는 최신 공법에 쓰이는 소재로, 일본 기업들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시장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이준혁)은 터치스크린패널(TSP)의 베젤 부분 전극 형성 소재인 감광성 실버 페이스트를 30㎛ 제품으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소재는 TSP의 인듐주석산화물(ITO) 패턴을 연성회로기판(FPCB)과 연결하기 위한 전극을 형성하는 데 사용된다. 과거에는 스크린 공법의 다이렉트 패턴 방식을 적용했으나, 이 기술은 50㎛ 이하로 패턴을 만들기 어려워 베젤 두께를 줄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노광기를 이용한 방식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공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소재도 감광성 실버 페이스트를 사용해야 한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100㎛급 스크린공법은 4.1인치 기준 베젤 두께가 1.7㎜이지만, 노광공법의 30㎛급 패턴으로는 두께를 0.51㎜까지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이 소재는 도레이 등 일본 기업으로부터 전량 수입됐다. 국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시장만 약 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일부 고급 기종에만 사용되고 있지만, 노광 방식의 연간 성장률은 70%에 이를 만큼 성장성이 높다. 오는 2017년부터 시장 규모는 천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동진쎄미켐이 개발한 페이스트는 외산 제품 대비 공정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패턴을 만들고 빛을 쪼인 후 현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소재의 안정성이 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상하는 시간이 짧으면 불필요한 잔여물이 남게 되고 반대로 시간이 길면 패턴까지 없어지는 문제가 나타나는데 안정성이 높으면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 회사는 기존 재료 대비 1.5배 정도 현상 시간의 여유를 갖는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내로 베젤의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관건이었던 안정성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 공정 기술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동진쎄미켐은 20㎛급 소재도 최근 개발해 양산성 검증에 들어갔다. 올해 말까지 10㎛급의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감광성 실버페이스트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준혁 사장은 “이번에 개발한 30㎛급 감광성 실버 페이스트는 당장 양산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소재 선진국들이 독점하던 미세 선폭 전극 재료 분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공법별 베젤 두께 비교. 출처 : 업계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