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발전사, 동양파워 매각 `강 건너 불구경`

동양파워 놓고 주판알 튕기는 민간발전

법정관리에 있던 동양파워의 매각작업이 최근 시작됐지만 민간발전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전력과 발전사들이 전력을 사전 계약해 거래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발전원가가 높은 설비의 가치하락이 예상되면서다.

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가 기업회생을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동양파워에 대해 민간발전사들이 인수참여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난 STX에너지 인수전에 참여했던 SK E&S와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인수에도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주판알을 튕기며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불과 지난해만도 동양파워가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을 확정하면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민간발전사들이 동양파워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는 올해부터 전력시장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정부승인차액계약제에 따른 변수 때문이다. 겉으로는 경영공백, 계열사의 타발전소 지분 인수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작 새로운 전력시장 제도 환경에서 동양파워 수익 불확실성이 큰 이유다.

정부승인차액계약제는 하반기에 적용 예정인 새로운 전력시장 가격정산 제도다. 한국전력과 발전사들이 일정 전력량에 대해 장기 계약을 맺는다. 계약금액이 전력시장 가격보다 높으면 초과수익을 반납하고 낮으면 반대로 인센티브를 받는 제도다.

동양파워가 이 제도의 영향을 받는 데는 향후 신규설비에 대해서는 원가가 대표발전기 기준으로 표준화되기 때문이다. 동양파워의 삼척화력발전소의 실제 원가가 대표발전소 원가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석탄화력발전소라고 해도 지금과 같은 고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민간발전사들은 삼척화력발전소가 부지 특성상 대표발전소의 표준원가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동양시멘트 폐광산 부지로 지대가 높고 해안선과도 떨어져 있어 용수공급과 유연탄 하역장에서 연료를 수급에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GS가 인수한 STX에너지 북평화력을 비롯해 새로 지어지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대비 설비투자비가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간발전 업계 관계자는 “민간발전사들의 동양파워 인수전 참여가 점쳐지고 있지만 차액계약제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요소가 있어 보인다”며 “신규 민간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표준발전기와 평균원가가 나와야만 삼척화력발전소의 수익성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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