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반도체·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주도…통신·자동차 등 여타 주력 산업 예년 수준

주요 그룹 올해 투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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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지난해 미뤘던 투자가 올해 집행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높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후방 산업군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과 자동차 산업에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 지난해와 달리 공격적 투자

반도체 업계는 신제품 양산을 위해 지난해 주춤했던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차원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하고, SK하이닉스가 낸드 플래시 미세공정을 19나노에서 16나노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는 12조원, SK하이닉스는 2조~3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투자규모는 10조원을 밑돈 것으로 추산된다. 하이닉스 역시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보완 투자에 그친 수준이다.

장비업계에도 화색이 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투자는 전년대비 38.2% 증가한 76억달러(약 8조400억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뤄졌던 투자가 일어나면 디스플레이 분야도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다. 전체 투자 금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규 투자가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어서 장비업계에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공장(A3) 투자와 LG디스플레이의 TV용 산화물(옥사이드) 기판 라인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 규모가 크지 않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모두 공급하는 기업에게는 올해가 매출 정점을 찍는 기록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네트워크 품질 강화 투자 지속

통신 3사는 네트워크 품질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올해 광대역 롱텀에벌루션(LTE), 2밴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7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면서 후방산업 활기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도 신규 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올해 시설투자비(CAPEX)는 지난해 1조5000억원보다 많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광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확보한 2.6㎓ 대역과 IDC, 전산시스템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규 투자는 줄지만, 하반기 20㎒ 광대역 주파수와 10㎒ 주파수를 묶어 최고 225Mbps 속도를 내는 2밴드 CA 상용화 등으로 신기술 투자가 늘어난다.

KT는 지난해 3조5000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3조원 안팎의 설비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광대역 LTE 서비스 제한이 풀리는 7월 이전인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 시설보다 연구개발(R&D)에 투자

질적 성장을 표방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대규모 설비투자는 추진하지 않을 분위기다.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판매 목표는 786만대다. 지난해 756만대보다 약 4% 늘어났지만 2011년 15%, 2012년 7.8%, 2013년 6.2%로 해마다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수년간 매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현대차그룹이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에 비중을 두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굵직한 시설투자보다는 R&D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올해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수준인 전체 14조원을 유지하고, 이 가운데 R&D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지엠은 신차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평년과 유사한 1조원 안팎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3년간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쌍용차는 내년 신차 `X100`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차 개발 비용을 예년보다 많이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전기차와 닛산 로그 생산 시설 확충 등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르노삼성은 올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권건호·문보경·김용주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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