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성과를 낸 국내 가전유통 전문업체들이 올해도 10% 이상의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뛴다.
올해 판매확대 기대치가 가장 높은 품목은 역시 TV가 꼽힌다. 올림픽·월드컵 등 스포츠 특수에 기대가 높다. 여기에 소물(소형가전)·계절가전으로 꼽히는 제습기와 에어워셔도 올해 더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3일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2012년 내수 가전유통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 포화라는 우려가 컸지만 지난해 드라마틱한 반전에 성공했다”며 “전반적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각사별 영업전략 차별화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에어컨과 제습기가 `효자`
지난해 내수 가전유통 성장에는 에어컨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년 크게 부진했던 에어컨 판매는 지난해 30% 이상 뛰어오르며 내수 가전 매출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계절가전 인기도 지난해 두드러졌다. `여름철 제습기-가을철 에어워셔`라는 이미지는 큰 트렌드처럼 자리잡았다. 지난해 이 두 품목의 판매는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대물`은 실적이 엇갈렸다. `가전의 얼굴`로 꼽히는 TV는 2012년 디지털전환이 마무리된 데다 지난해 대형 이벤트가 없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요 업체별로 20~25% TV 매출이 감소했다. 세탁기와 냉장고는 판매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300만원대 이상의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전체 매출은 5%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TV 성장 회복이 2014년 실적 관건
주요 업체들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에 도전한다. 주요 업체별 내부 매출 성장 목표는 15%이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전 판매는 이사 수요와 대형 이벤트, 그해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는 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이 모두 열리면서 TV 판매에 긍정적이며 이사 수요가 증가하는 짝수 해로 세탁기·냉장고 등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가 올해 가장 주목하는 가전제품은 TV다. 유통업체가 추가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초고선명(UH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급 TV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연도별 매출 편차가 커진 에어컨은 초여름 시장 반응을 보며 유통업체마다 마케팅 수준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지난해 이상의 실적 확보는 필요하다.
제습기와 에어워셔는 올해도 고성장을 기대하는 아이템이다.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데다 이 분야에 큰 비중을 두지 않던 삼성전자도 올해 신제품을 대거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 차별화 심화된다
지난해 4대 주요 가전유통업체의 실적은 10~11%대로 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 성적은 차별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00% 판매자회사인 `리빙프라자`의 이름을 `삼성전자판매`로 교체했다. 이전보다 공격적인 삼성식 마케팅과 영업강화가 나타날 신호탄이다. 삼성 TV와 가전·스마트기기 간 연결성을 강조한 통합 마케팅 강화도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 그룹과의 가전유통 시너지에 집중한다. 올해만 30여개의 롯데마트에 하이마트를 입점시키는 등 계열사와 연계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 입점 확대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시작한 창고형 가전유통매장 `프라이스킹`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기존 전자랜드 점포를 모두 `프라이스킹`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신규 점포를 늘렸던 LG 베스트샵은 올해도 철저한 주요 상권분석을 바탕으로 거점매장 중심 매출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표. 주요 가전유통 전문업체 2014년 차별화 전략
*자료: 각사. 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