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가에서 조직개편은 흔한 일이다.
기관장이 바뀔 때는 물론이고, 정권이 바뀌거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정부 부처는 요동을 친다. 작거나 크거나 개편의 폭은 각기 달라도 의도는 분명하다. 개편된 조직을 보면 기관장이나 대통령이 어느 쪽에 관심을 갖고 힘을 실으려 하는지 뚜렷이 드러난다.
특허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9월 특허청은 개청 후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해 주목을 받았다. 30여년 넘게 지속돼 오던 심사 편제를 A부터 Z까지 모두 흔든 모양새다. 취임 후 김영민 청장이 조직에 들이댄 첫 메스였다. 급변하는 융합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협업 심사 체계를 갖추고 심사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 우려 속에 출발한 새로운 편제는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큰 탈은 없어 보인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실제 심사 주역인 심사관 얘기는 다르다. 우려했던 일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예전 심사 조직에 비해 나아진 것이 거의 없는 대신 오히려 업무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협업 심사는 꿈도 못 꾼다. 주어진 심사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벅찬데 기편제가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심사관과 상의해 느긋하게 심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심사관 및 심사 물량 이동도 예전 같지 않다. 과거에는 해당국에서 심사 물량이 많은 심사관 업무를 재분배하거나 심사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융합 심사를 하기 위해 서로 다른 분야의 심사관들을 모아놓은 편제가 오히려 심사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위기다. 특허청이 최근 내부적으로 조직개편 성과를 각 부서별로 제출하라고 채근대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기관이든지 완벽한 조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과거보다는 효율적인 조직이 돼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의견을 수렴해 고쳐 나가면 된다. 김 청장의 묘수가 필요한 때다.
대전=신선미 전국취재 부장 sm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