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이공학의 길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후배에게
한 멘티가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멘토링 데이에 초대돼 세라믹기술원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서울이 너무 복잡하고 정신이 없었지만, 수업시간에 글로만 배웠던 투과전자현미경, 엑스레이 회절기와 같은 장비를 보고 연구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메일을 받았습니다.

어쩌다 선택한 과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관심이 많은 미술과 디자인 공부를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었죠. 이학 혹은 공학을 전공하면서도 또 다른 분야에 대한 꿈을 품고 고민하는 친구를 요즘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정말 좋아서 선택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냥 하게 됐지만 계속 하려니 좀 겁나기도 하고 그렇게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게 느끼나 봅니다. 미련이 남은 다른 것들이 계속 발목을 잡아 걱정스럽기도 됩니다.
그러나 4년 동안 이공계 공부를 한 후 대학을 졸업하고도 새로운 분야로 옮겨가는 경우가 요즘은 예전보다 흔한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게 감사한 일이죠. 어떤 일이든 늦은 때는 없습니다.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면 다소 늦더라도 시도 해보는 게 좋습니다.
다만,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그 길이 정말 원하는 게 맞는지 정확하게 스스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 스스로 선택에 대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그걸 잘 마무리하지 못하고 또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한들, 정말 그 길에서 새롭게 마주칠 고난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요.
진로를 고민하던 멘티는 지금 전공하는 세라믹과 미련을 두는 미술과 디자인을 접목한 형태로 `세라믹을 디자인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 질문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세라믹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 전시였습니다. 예술과 첨단 기술의 만남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첫 전시는 첨단기술과 예술이 막 만나고 있는 작품들이었다면, 지난해 전시에서는 그 만남이 더 많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거듭되다 보면, 차별화된 독창적인 예술 작품의 탄생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술 작품을 통해, 일반인에게 세라믹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기술 분야 간의 융합이 중요한 발전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인문학·예술적인 지식과 결합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 기존의 것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그가 대학 시절 정규과목 대신 관심 있게 청강했던 서체과목이 10년 후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 매킨토시를 구상하게 한 배경이었다고 합니다.
이만큼 와서 돌아보니, `정말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는가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가능할까` 싶을 만큼 큰, 정말 이뤄지기만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할 그런 꿈을 가슴에 품고, 날마다 그걸 이루어가는 길을 걸어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구나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From. 임형미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www.wiset.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