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경험이 많은 고경력 과학기술인이 매년 250~300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이들의 노하우는 대부분 퇴직과 함께 묻혀 버립니다. 그걸 잘 살리면 애로기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천병선 대덕과학기술사회적협동조합(가칭) 초대 이사장의 포부다. 조합은 경륜이 쌓인 퇴직 과학자들이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를 고민하다 지난 달 만들었다.
천 이사장은 “퇴직 과학자의 전문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지식 중개 플랫폼(C&DB:Connection & Development, Business)을 구축해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해보자는 취지”라며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이나 창조경제 실현 코드와도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함께 고민도 했지요. 대덕을 시작으로 전국에 과학기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할 협동조합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천 이사장은 조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익모델도 제시했다. 사업 지원기관 간접비와 성공했을 때 요청기관에서 성공보수를 받을 예정이다. 어떤 조직이든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천 이사장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 일로 `떼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기에 기업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부 정책과제나 지자체 과학문화사업 등에도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특히, 대전은 연구단지라는 브랜드가 있음에도 과학문화 창달에는 소극적이고 효과도 미흡한 편이지요. 이를 실현하는 브레인 풀을 지원할 것입니다.”
“대덕특구 내에 깔려 있는 1500여 벤처기업 기술지도와 컨설팅도 빼놓을 수 없는 조합의 역할”이라는 천 이사장은 “지금이야 대덕이 중심이 되겠지만, 여유가 된다면 전국 어느 곳이라도 쫓아 다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에 대한 충고도 내놨다. “10대 경제대국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 질이 그 나라 과학기술과 산업의 바로미터입니다.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을 얼마나 많이 냈느냐보다 전 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계량화하고 평가하는 쪽으로 과학기술이 진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과기계가 양적인 평가에 치중한 면이 있었다는 얘기다. 천 이사장은 지난 2011년 퇴직하기 전까지 한국연구재단이 지정하는 우수연구센터(ERC) 급속응고신소재연구센터를 운영했다. 기존 재료보다 우수한 급속응고 고기능성 열전반도체 대량생산 공정을 국내 처음 개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