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인터넷은 우리 생활 전반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망라한 모든 기존 질서도 바꾸는 역할을 했다. 미래에도 인터넷이 잘 유지될까. 인터넷은 1969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진화를 거듭하면서 변화를 이끌었다. 인터넷이 살아남는 이유는 가격이 무료이고 서비스와 콘텐츠가 다양하고 누구에게나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보다 더 좋은 기술력을 가진 ATM도 사라지고, 다른 기술도 결국 인터넷 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구조상으로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어 보안의 취약성, 더 커질 수 없는 한계성, 콘텐츠의 다양함으로 인해 시대에 맞지 않은 윤리성의 한계 등 가지고 있다.
한계로 우선 인터넷 주소를 보자. 현재 70억에 이르는 인구가 한 개씩 나누어 주면 부족한 인터넷 주소(IP주소) 43억 개를 보면 알 수 있다. 43억 개 숫자는 충분히 무한하다고 보고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는 인터넷 주소도 모자라다. 거기에 최근에는 다양한 새로운 도메인으로 기존 질서가 바뀌고 있다. 20여개의 닷컴(.com), 닷넷(.net) 등 형태에서 닷키즈(.kids), 닷숍(.shop) 등 최소 200여개 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 트래픽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다운스-톰슨의 역설`과 같이 도로가 늘어나는 것만큼 교통량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도로 교통 체증의 해결책으로 도로를 늘리는 것만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한다. 이 역설은 교통 문제만 아니라, 통신망에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트래픽을 줄여 달라고 호소하면서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마련하고, 인터넷 트래픽에 맞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고품질 서비스를 지향하는 사업자는 네트워크 과잉 사용으로 심각한 인터넷 트래픽 체증을 유발한다. 조절 가능한 인터넷 트래픽이 필요한 것이다. 콘텐츠 중심의 네트워크(CDN)와 소프트웨어로 조절되는 네트워크(SDN)가 필요하다. 단말기 중심에서 어느 단말에 관계없이 중앙 통제국에서 자유로이 통제 가능한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주의 위성, 혹은 바다 한가운데, 사막과 산속 등 떨어져있는 곳에서도 통신이 필요한 것이다. 통신 두절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나중에 통신이 연결 되면서 다시 수행하는 이른 바 지연이나, 장애로부터 견딜 수 있는 시스템(DTN)도 필요하다란 의미다. 인터넷의 아버지인 `빈트 서프`가 2000년도부터 위성 통신을 연구하면서 시작됐다고 본다. 빈트 서프가 우려한 것 역시 `인터넷 보안`이다.
원래 인터넷은 신뢰성을 기반으로 개방, 공유, 참여가 기본이 되는 형태로 이루어 진 것이기에 모든 시스템이 투명하게 보인다. 해커들이 정보를 엿보고, 디도스(DDoS) 공격을 하는 사이버 테러는 모든 정보와 기술이 투명하게 공개된 신뢰의 바탕 위에서 행해진 신뢰 훼손의 일이며, 일종의 테러이다. 초기 빈트 서프, 도메인을 만든 `존 포스텔`이 이런 신뢰를 훼손 하는 행위를 우려하지 않았던가. 여기에 대한 답은 각 나라를 하나의 지구로 보고, 사이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지구 사이버관리센터가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은 인류가 만든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것이며, 새로운 또 하나의 지구이다. 사이버 세상을 좋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책임 하에서 소통과 교류가 함께하고 서로 도와주고 침해하지 않고 신뢰가 쌓이는 사회가 돼야한다. 이른바 인터넷의 정신인 개방과 공유, 참여로 소통과 신뢰로써 행복 추구를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서재철 한국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원 (국제미래학회 미래인터넷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