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크카드 발급장수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카드 대체 상품으로 체크카드 발급이 큰 폭 늘었지만 포화상태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은 9월 말 체크카드 발급 수가 9604만장으로 1분기 전인 지난 6월 말에 비해 768만장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서도 310만장 감소했다. 1999년 체크카드가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 체크카드 발급 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축소한 반면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30%로 유지하면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발급 수를 맹추격했다. 지난 3월 말 체크카드 발급 수가 처음으로 1억장을 넘어섰고 6월 말 체크카드 발급 수는 1억372만장으로 같은 기간 발급된 신용카드 수 1억1534만장과 간격을 좁혔다.
하지만 부가서비스 미흡과 사용자 포화로 신규 발급이 큰 폭 줄었다. 여기에 신한카드가 위·변조, 보이스피싱 등으로 사용이 중단된 체크카드를 지난 3분기부터 발급실적에서 제외하면서 카드 발급장수가 큰 폭 감소했다. 체크카드는 지정된 거래 계좌에서 돈을 꺼내 쓰기 때문에 한 장 이상의 카드가 가지는 의미가 크지 않다.
회사별 체크카드는 KB국민카드가 1902만장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카드(1898만장), 우리카드(1010만장) 순이었다. 롯데카드가 올해 들어 32만장(15.3%) 증가했고, 우리카드 94만장(10.3%), 농협카드 132만장(8.2%) 등이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이 제휴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자체 체크카드를 발급함에 따라 발급수가 큰 폭 줄었다. 새마을금고·우체국·신협·저축은행 등의 체크카드 발급 수는 9월 말 현재 551만장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고객 유입 효과는 있지만 이를 통해 여러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올해 1∼9월 6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4000억원(8.9%) 증가했다. 겸영은행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전업카드사의 경우 2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6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0조8000억원)에 비해 5조4000억원(8.9%) 증가했다. 카드 구매실적(신용카드+체크카드) 대비 체크카드의 이용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3·4분기 중 16.1%를 나타냈다.
회사별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KB국민카드가 1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11조3000억원), 우리카드(8조5000억원) 등도 이용실적이 높았다.
[표]체크카드 발급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